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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더글라스 케네디] 빅 픽처

by manga0713 2012. 5. 27.



월가의 변호사 벤은

왜 마운틴폴스의 사진가 게리가 되었을까?


책의 뒷 표지에 나온 소개 글입니다.

단 두 줄의 말이 이 책의 전체 흐름과 내용을 짐작할 수 있게 하지요...^^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영화 "Before Sunrise"의 여주인공, Selene 의 말이 떠오르더군요.

자신의 어린시절에 대한 말인데요. 다음과 같습니다.


"Even as a little girl, they wanted me to think of a future career, as a, you know,

as a interior designer, or a lawyer, or a something like that.

 

어릴 때 부터 부모님은 내가 장래의 직업에 대해 생각하길 원하셨지요.

예를 들면 실내 장식가라든가, 변호사 아니면 뭐 그런 비슷한 것들에

대해서 말이예요.

 

I'd say to my dad, 'I want to be a writer.' and he'd say journalist.

I'd say I wanted to have a refuge for stray cats, and he's say veterinarian.

I'd say I wanted to be an actress, and he'd say TV newscaster.


It was this constant conversion of my fanciful ambition into these practical, money-making ventures.

 

아빠에게 작가가 될래요 하면 기자가 좋다 하셨고,

떠돌이 고양이를 위한 집을 마련해 주겠다고 하면 수의사가 되라고 하시고,

배우가 되고 싶다고 하면 텔레비전 뉴스 앵커가되라 하셨어요.


저의 환상적인 꿈은 이렇듯 끊임없이 현실적이고 돈이 되는 쪽으로만 바뀌고 있었던 거예요"


그렇습니다.

주인공인 벤의 아버지는 월가의 유명한 변호사였습니다. 돈과 명예와 미래의 발전이 분명한 분이셨지요.

아버지는 아들인 벤도 그러한 삶을 살 길 원하셨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걸어 온 성공의 길을 아들도 걸어 가도록 강력하게 원하셨고 결국은 뜻을 이루셨습니다.


벤은 사진가가 되고 싶었습니다.

사진을 찍으면 행복했고 사진을 통해 인생의 기쁨을 누리며 살고자 원했습니다.

실제로 꿈을 향 해 달려 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꿈은 역시 꽃과 열매를 쉽게 맺어주질 않았습니다.

그저 벤의 가슴 한 켠에 뱀처럼 또아리를 틀고 앉아 살아가야 하는 삶을 그저 살아가는 것을 보고만 있었습니다.


벤의 아내도 벤과 같았습니다.

소설가가 꿈이었고 꿈을 향해 한 때 달려가기도 했지만, 아내의 꿈도 역시 꽃과 열매를 쉽게 맺어주질 않았습니다.


두 사람은 각 자의 마음 속에 뱀이 앉아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건들면 물릴까 두려워 등거리를 유지한 채 냉랭한 평화와 전쟁을 오가며 그렇게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또 그렇게 건조함으로 채워져 가는 시간들을 마음 속 뱀에게 먹이를 주는 것으로 해갈해 갔습니다.

벤은 카메라와 현상기기들을 사 모으고, 아내는 외도를 하고....


그런 무료함 속에 우연이 찾아들고 의심을 먹고 자란 피해 의식이 폭발하여 사건이 발생하면서 소설의 이야기는 깊어만 갑니다.


더글라스 케네디, 이 사람의 책은 처음 읽어 봅니다.

그런데 굉장히 재미 있습니다. 치밀하며 이야기의 고저장단이 읽는 이를 완전히 붙들어 맵니다.


이 글의 서두에 '꿈'에 대한 부모와 자녀간의 상반된 모습을 영화의 대사를 통해 보여드렸습니다.


자녀는 이것이 되고 싶다하고, 부모는 저것이 부와 명예와 안정을 가져 온다고 합니다.

자녀는 저것이 되고 싶다하고, 부모는 이것이 낫다고 합니다.


그렇게 저마다의 가슴에 꿈은, 시도 해보지 못한 것으로, 이루지 못한 것으로, 언젠가는 해 보고 싶은 것으로, 항상 마음을 슬프게 하는 것으로 상처처럼 남아 독을 품은 뱀이 되는 것이지요.


작가, 더글라스 케네디는 그렇게 가슴 한 켠에 남아 있는 독을 품은 뱀을 또 다른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원천으로 사용하였습니다.


어쩌면 "꿈에 대한 현대인의 어정쩡함"을 힐난한 것인지도 모르지요.


오랜만에 매력적인 작가를 만난 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



빅 픽처
국내도서>소설
저자 : 더글라스 케네디(Douglas Kennedy) / 조동섭역
출판 : 밝은세상 2010.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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