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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 달리고

고양이는 우리를 보고 있나?

by manga0713 2018. 6. 14.

 

[이웃 연구소의 고양이 연구원님]

 

 

 

나스메 소세키의 고양이는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 나스메 소세키)

참을 수 없이 가벼운 우리네를 바라보며,

"고양이인 내가 보기에도 안쓰럽기 짝이 없는 일이다"라고 합니다.


"인간이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애써 입을 움직이면서,

재밌지도 않은 일에 웃고,

시답잖은 일에 기뻐 하고,

~

지고 싶지 않은 욕심에

공연히 얼토당토않은 소리를 늘어"놓는다고도 합니다.


신카이 마코토의 고양이는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 - 신카이 마코토)

막연한 기다림,

끝없는 외로움,

영원히 오늘일 것만 같은 두려움,

뭔지 모를 백지 상태인,

시간 속의 우리에게 속삭입니다.


"나도, 그녀도(당신도), 세상을 좋아한다고 생각해"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 중]

 

 

 

 

나는

달리기를 합니다.


수다스럽기도하고,

과묵하기도 하고,

어깨에 뽕을 잔뜩 넣기도 하고,

젖은 김처럼

축 처져 있기도 합니다.


어쩜

달리는 내내

고양이 한 마리를 품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폼이 좀 수다스러운가?

오늘 옷은?

신발은?

모자는?


어쩜

고양이는 내가 그를 보는만큼 나를 보지 않을 겁니다.


그저,

그만의 공간에서 그만의 햇볕을 그만의 시간만큼

차지하고 있을 뿐이지요.

 

 

 

 

 

 

 

나 또한,

아니 우리 모두

나만의 공간에서,

나만의 햇볕을,

나만의 시간만큼

만끽할 뿐입니다.


맞아요.

고양이는 나를 보고 있지 않습니다.

 

 

 

#망가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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