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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다나베 세이코] 인생은 설렁설렁

by manga0713 2019. 1. 7.

 

[이미지출처: 인터파크 도서 "인생은 설렁설렁"]

 

 

 

 

책이 그리웠다. 아니, 누군가의 이야기가 그리웠다. 해서,

누군가에게 삐쳐서 보란듯이 책을 사거나 읽거나 손에 들지 않았던 그간을 스스로 털어내고(뭐 그 누군가가는 전혀 괘념치 않지만) 찾은 서점.

 

역시나 땡기는 제목을 찾아 헤매다 "설렁설렁"에 붙들렸다.

 

[설렁설렁]

- 무엇에 얽매이지 아니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일을 처리하거나 움직이는 모양

 

"인생 뭐 있냐, 그냥 가는거야!!"라는 친구의 말이 떠오른다. (그 친구 얼마나 갔는지 요즘 궁금하다.)

 

그래, 회사를 키워야 내가 커, 어쩌구저쩌구, 궁시렁거리며 스스로를 묶지말고 가볍게 읽고 얕게 깨닫고 즐겁게 일하지 뭐!!! 라는 심뽀를 책을 폈더니,

 

출판사 평이,

다나베세이코의 '아포리즘 인생 철학'이라 써 있다.

 

[아포리즘 aphorism]

- 깊은 진리를 간결하게 표현한 말이나 글, 격언, 금언, 잠언, 경구 따위

 

아이쿠! 이게 뭐야!

예를 들면 이렇다.

 

"인생이란 설렁설렁 사는 거야. 아등바등하다가 제한 시간 끝나 버려요."

"속마음을 들킨다는 건 슬픈 일이다. 상대방에게 많은 걸 바라서는 안 된다는 걸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이 책은 다나베세이코가

 

삶을 이미 살아 본 사람으로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에게,

글로 표현할 수 있는 사람으로서 그럴 수 없는 사람에게 주는 가벼운 선물과 같다.

 

다음은 작가의 아포리즘뿐아니라 내게 아포리즘의 의미로 다가 온 밑줄 친 부분들이다.

 

 

금속피로

 

- 보통 사람들의 원한은 시간과 함께 풍화되고 결국 열화한다.

 

- 잊는다는 금속 열화와 같은데, 열화에 따라서 불필요한 부담이 소실된다.

 

- 고생이나 원한을 잊어선 된다고 생각하는 나이에도 정년이 있는 것이다. 말하자면 잊어버린다기보다는 개의치 않게 되는 것이리라.

 

- 고생한 사람이 대성한다는 사실일까 아닐까

 

- 열화세대 인간으로서 성공한 '고생인' 봤지만, 하도 고생을 많이 해서 찌들었거나 성질이 삐뚤어지고 고집이 세거나 생각이 꼬인 사람도 봤다. 그런 사람이 내뿜는 해독害毒 에테르와 고생을 모르고 자란 도련님이 악의 없이 흩뿌리는 세상 물정 모르는 , 어느 쪽이 세상에 유해할까. 나는 전자라고 생각한다. 세상과 인간의 겉과 속을 훤히 꿰뚫고 있는 사람이 부리는 심술은 질이 나쁘고 야비하다.

 

 

달관

 

- 달관이란, 마음 속으로 '인생이 그런 거지'라고 중얼거리는 것이다.

 

- / 정도면 됐어.

 

 

좋은 남자

 

- 사람이라면 누구나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삶에 찌들어' 가지만, 그래도 살이 되었든 인생을 즐기는 남자는 멋있는 사람일 것이다.

 

- 좋은 남자란 귀염성 있고 정도를 알며 '삶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가정의 운영

 

- 가정은 살살 달래 가며 지키는 것이다.

 

- 살살 달래는 것은 사기나 편취가 아니다. '희망' 다른 의미다.

 

 

미워할 없는 남자

 

- 여자의 눈물은 대개 자기연민으로 버무려져 있기 때문에 달콤하고 맛있다.

 

- 여자는 지금 당장 흑이냐 백이냐 결론을 내라는 아니다. 떠나서 지금은 자신이 혼란에 빠졌고 울고 있다는 것만 이해해 주면 되는 것이다.

 

 

늙으면

 

- 인간의 나이는 주관적이다.

 

- 현대 사회에서 나이 먹는 법은 매우 개인적이다. ~ 그러니까 나이는 자기신고제로 해야 한다.

 

 

남자와

 

- 병상에서 그러시니 너무나도 처량해 보였다. 어쩐지 연극하는 것처럼 느껴져서 어린 나는 공감도 동감도 하지 못하고 의미 없는 반발을 했다. 어린 나이란 무참하고도 무자비한 것이다.

 

 

마음

 

- 남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 대신 침묵이라는 특기가 있다. 남자는 숨기기의 대가지만, 그것은 정직이라는 덕성과 배치背馳되지 않는다.

 

- 여자는 거짓말을 잘하지만, 그러면서도 비밀을 말해야 직성이 풀리는 모순된 특성이 있다. 그리고 여자의 솔직함은 미덕이 없다.

 

- 남자가 끝까지 시치미 떼면서 안심시켜 주길 즐긴다.

 

 

어른의 사랑

 

- 세상에서 귀중한 진심이지, 표현 방법이 제대로 됐는지 따질 필요는 없다. 오히려 다소 횡설수설하는 데서 매력이 느껴진다.

 

- 사랑하는 것이 인생의 주연이라면 사랑받는 것은 인생의 조연에 불과하다.

 

 

피는 물보다 묽다

 

- 마음이 맞지 않는 가족은 타인보다 대하기 어려운 법이다.

 

- 훈계는 본인이 진실이라고 믿는 것을 표명하는 것이고, 그걸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려는 강렬한 움직임이다. 단순한 충고와 다르다.

 

 

그럼

 

- 경험이 빈곤하기 때문에 상상력이 아주 풍성해지는 것이다.

 

- 어떤 면에서 연애소설은 추리소설과 비슷하다. 연애소설의 진범은 '이별하는 ', '사랑을 끝내는 '이다.

 

- 함께 웃는 것이 사랑의 시작이라면 변명은 사랑의 끝을 암시한다.

 

- 변명은 비밀을 암시한다. 게다가 사랑에는 어느 정도 비밀이 필요하다. 비밀은 사랑을 조금 맛있게 해주는 향신료 같은 것이다. 상대를 사랑하는 마음에 이기심은 없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일단 이기심에 이해利害라는 그림자가 드리우면, 사랑은 상한 냄새를 풍기기 시작한다.

 

- 인생에서 가장 좋은 말은 '그럼'이다.

 

 

결혼은 외교

 

- "가정? 누가 가정이래! 집과 가정은 다르다고!"

 

- 남자에게 ''이란 가끔 돌아가기 싫으면 내키는 대로 해도 되는 곳이지만, '가정' 돌아가야 하는 곳이다.

 

- "그렇지. 그런데 사랑하면서 재밌게 살려면, 부부관계는 빨리 졸업해 버리고 둘도 없는 친구로 지내야 ."

 

 

궁극의 가련함

 

- 모자의 고난은 자체로 숭고하지만, 부부의 고난은 그들 뒤로 인생이라는 세월이 있기 때문에 가련함이 더욱 사무친다.

 

- 무라사키노우에는 노래처럼 숨을 거둔다. 그녀는 뒤에 남겨질 겐지를 번이나 '가엾다' 말한다. 그건 오랜 세월 부부로 지낸 인연의 역사를 말해 주는 표현이다.

 

 

반하다

 

- 사람은(여자는) 내가 사랑한 사람은 잊어도, 나를 사랑해 사람은 잊지 못한다.

 

 

우정과 사랑

 

- 우정이란 마음이 하는 일로, 사회성과 관련이 없다.

 

 

버리다

 

- 물건 하나를 버리는 것은 하나를 버리는 것이다.

 

- 추억을 버린다는 지금까지의 인생을 버리는 것이다.

 

- 하나씩 버리는 것에 인생의 묘미가 있고 버리는 시기에도 묘미가 있다.

 

- 그러고 보면 인생은 어떻게 '버리느냐' 따라 형태가 달라진다. 적어도 삶에서 '버린다' 것은 의미를 지닌다. 버린 '그것' 없는 삶을 견디고 그에 적응해야 한다. "인생의 상실감에서도 멋이 배어나는 법이다."

 

 

남과 살다

 

- 바보란 자신의 현재 위치를 모르는 사람을 말한다. 가르치고 싶어하고 편을 가르고 싶어 하며 비난, 추궁, 규탄하고 싶어한다. 이런 무리는 속세에 자의적인 파장을 일으킬 , 인간 세상의 발전과 유화에 전혀 기여하는 바가 없다. 그런 주제에 속세에서는 강자다. 이유는 '나는 틀린 말을 하지 않아'라는 '신조' 있기 때문이다. 나는 신조나 신념을 갖는 괜찮다고 생각한다. 있으면 세상살이의 기준이 되고, 어쩌다 타인의 '신조' 충돌하면 거기서 오는 재미도 느낄 있다. 그러나 본인의 '신조' 타인에게 강요하는 아니다.

 

- 제정신을 차리고서는 타인과 함께 없다.

 

 

어른의 정도

 

- 사이좋은 부부의 특징은 ' 붙이기 쉬운' 성격이라는 것이다.

 

- 살다 보면 '그럭저럭' 마무리해야 때가 있다. '그럭저럭' 정도가 일치하는 부부가 사이좋은 부부다.

 

- 그럭저럭이란 '어른의 정도'.

 

 

속마음

 

- '속마음' 훤히 안다는 어떤 경우를 말하는 걸까. 아마도 그건 상대방이 화살이 이해 범위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라. 그렇게 되면 본인은 '역시 그렇게 말할 알았어.'라고 생각하며 안심한다. 하지만 그로 인해 상대를 낮게 보지 않는다. 오히려 친밀해진다.

 

- 속마음을 들킨다는 슬픈 일이다. 상대방에게 많은 바라서는 된다는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구나

 

- 부부가 원만하게 지내고 나아가 세상을 융화시킬 있는 궁극의 말은, 바로 '그렇구나'. 남편과 아내 누가 쓰든 상관없다. 이로 인해 세상이 굴러갈 것이다.

 

 

프로 인간

 

- 요즘 사람들은 아무리 고생해도 인간이 없다는 직접 경험해 깨달았다. 오히려 사람이 나빠지고 감성과 열정 모두 닳아 없어져 버린다. 남는 거라고는 증오와 굴욕감, 원한뿐이다. 프로 인간과는 멀어도 너무 멀다.

 

 

이별

 

- 그럼…

 

- "자자, 인생은 설렁설렁 사는 거야. 아등바등하다가 제한 시간 끝나 버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