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에의 질주 Running on Empty'는 '시드니 루멧 Sidney Lumet' 감독의 1988년 작품입니다. 안타깝게도 청춘의 나이에 세상을 떠난 '리버 피닉스 River Phoenix'가 주연 가운데 하나로 열연을 하지요.
영화는 쫓기는 가족의 모습을 통해 가족 구성원으로서의 어제와 오늘과 내일을 채워주고 채워 갈 사랑의 모습이 어떠해야하는지를 물어봅니다.
또한 아픔을 가진 자의 반대 편에도 같은 아픔이 있을 수 있음을 잊지 말도록 당부합니다.
가족의 아빠와 엄마는 당시의 사람들과 미국 사회의 주류가 가지고 있는 생각과 사상, 행동면에서 많은 차이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 차이의 표현으로서 반전운동에 가담하고 많은 인명을 앗아가는 원인 중의 하나인 '네이팜 탄' 연구소를 폭파하는 테러를 자행하고 맙니다. 그러나 아무도 없을 것이라는 그들의 계획과 믿음과는 달리 죄없는 경비원의 눈을 다치게 하고 결국 실명에 이르게 합니다.
그 결과로 그들은 2살난 큰 아들을 안고 FBI에게 쫓기게 됩니다. 도망자의 삶이 길어져 의지와 삶과 가족을 지키려는 의무는 덕지덕지 눈물과 한 숨으로 얼룩지지만, 바르게 자라난 17 살의 큰 아들과 10 살의 작은 아들을 바라보며 순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사춘기의 나이까지 잘 자라 준 아들이 고맙기도 했지만, 그 아이가 성장하고 그 아이에게도 살아가고픈 삶이 있음을 미처 깨닫지는 못했습니다.
아들이 자라, 사랑을 만나고 사랑을 하고 사랑을 받아야 할 때, 그가 달려 온 길과 그가 달려 갈 수 밖에 없는 길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그 만큼의 거리를 둘 수 밖에 없는 무거운 형벌이요 아픔이었음도 미처 깨닫지 못했습니다.
그저, 우리는 가족이니까 함께 있어야 하고, 우리는 부모이니까 함께 있는 순간을 지키려고만 한 것이지요.
그래서 엄마는 웁니다.
몰랐던 것이 미안해서 울고, '자신 때문에'라는 죄책 때문에 울고, 나와 같이 운명적 판단의 순간에 놓여 있는 아들의 운명이 슬퍼서 웁니다.
자식을 위해서 내어 놓아야 할 것은 생명뿐만이 아닌 것 같습니다.
아들은 아는 것 같습니다. 아직은 확정짓지는 못했지만, 가족에의 책임을 위하여 미래의 아쉬움을 아픔으로 담아 둘 준비를 하는 것 같습니다.
이 영화의 백미 가운데 하나는 아픔을 풀어내고 희망을 찾아 용기를 낸다는 것입니다. 엄마는 자신의 아버지를 만나게 됩니다. 체포의 위험과 모든 것을 털어내고 엄마로서 아버지에게 다가 섭니다.
엄마로서 다가가 아들을 부탁합니다. 딸로서 다가서면 약해질까봐, 내 아들에게 도움을 줄 수 없을까봐, 일부러 그랬습니다. 그러나 아버지를 만나는 순간 어쩔 수 없이 딸이 됩니다. 숨길 수 없었던 미안함과 사랑을 전하고 맙니다. 마치 뚫려버린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게 되는 것이지요.
저는 이 장면에서 많이 울었습니다.
딸의 인사말을 들으며 울컥하는 노신사의 아픔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아들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놓고 떠나야 할 때에, 책임을 향한 다짐은 있지만, 그래도 한 번,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한 번, 꿈을 이야기 합니다.
아빠도 알고 있습니다. 아니, 아빠는 이미 결심을 했습니다. 저 또한 한 아들의 아빠이기에 알 수 있습니다. 한 쪽을 베어내는 아픔, 책임을 다함으로 치유해나갈 상처, 그런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저 아들이 꿈에 대해서 내일에 대해서 가족에 대해서 강하고 담대한 확신을 갖길 원할 뿐입니다.
그렇게 가족이라는 한 뿌리에서 새 시대, 새 세대를 향한 한 뿌리가 뻗어져 나오게 됩니다. 기약할 수 없는 헤어짐이지만 안전할 것이라는 괜찮을 것이라는 믿음 속에서 가족은 기쁘게 나뉘게 됩니다.
마지막 장면.
동생의 얼굴이 떠나질 않습니다. 동생의 안녕과 가족의 안녕, 가족의 행복한 해후를 빌어봅니다.
다음은 영화 중에서 엄마의 생일을 축하하는 가운데 여자 친구와 온 가족이 함께 부른 노래를 소개 드립니다.
James Taylor의 "Fire and Rain"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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