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 전야
오늘같이 눈오는 밤이면
성탄의 기쁨보다는
그리움이랄까
아련해지는 게 있다.
성극을 하며 바쁘게 지냈던 밤도
오돌 떨며 새벽 송 돌던 밤도
선물 나누는 시간 초라했던 마음도
스크루지 영감의 괴성에
잠을 깨던 아침도
하나 둘 스쳐 지나가
눈 덮인 사위처럼 마음을 가라 앉힌다
성탄 전야
못내 기다리던 눈이 내려도
이내 창문 닫고 돌아서는
허전함은
어린시절 지워지지 않는
예상했던 허전함의 밤들이
많았기 때문일까
성탄의 기쁨보다는
뭔지 모를 아련함으로 채워지는
밤이다
밖엔 눈이 참 많이 온다
White Christm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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