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지방 집달관의 아들로 태어났다.
법률을 공부하러 큰 도시로 유학 왔다가 이래저래 정치학도들과 사귀게 되었다.
그의 노력과 운 등등으로 변호가 되었다.
그러나 실력은 변변찮았나보다.
매번 패소를 거듭했다.
그러던중 학창시절 사귀었던 친구하나가
하원위원이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는 즉시 달려가 그 친구의 충실한 개가 되었다.
그 친구는 승승장구하여
장관이 되었고
그 여섯 달 후
그는 참의원으로 임명되었다.
그때부터 그는 변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지위를 알리고 싶어 안달이었고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들을 높고 싶다는 교만한 욕구
마음 속에 끓어 올랐다.
그는 누가 묻지도 않았건만 이렇게 말하고 다녔다.
"난 참의회 의원이오. 만일 어떤 일에 내가 필요하다면 서슴지 마시고
날 찾아주세요. 무엇이든지 도와드리지요. 사실 내 지위쯤 되면
영향력이 크거든요."
"한 장이면 되네, 소개장을 쓰려는 것이니까."
그렇게 하루에 열 통, 아니 쉰 통 가까이 소개장을 써댔다.
사람은 자기를 보이고 싶어하는 것일까?
보여지고 싶어하는 것일까?
도대체 타인은 나를 나만큼이나 평가하는걸까?
결국 그는 망신을 당하게 된다.
망신을 당하는 그 순간에도
보이고 싶고, 보여지고 싶은 자신에서 벗어나질 못한다.
나는 나를 얼만큼 알까?
타인은 나를 얼만큼 알까?
언젠가 나에 대해서(물론 평판이) 나만 몰랐다는 사실을
인지했을때 나는 아프게 쪽팔렸다.
도망치고말았다.
나는 주인공보다 나은 것일까?
재미있는 일화인 단편이지만
'나'에 붙들린 '나'를 사는 오늘날의 '나'에게
귀감인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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