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오 La Haine'는 마티외 카소비츠 감독의 1995년 작품입니다. 프랑스 영화지요. ^^ 그 해의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하였습니다.
감독 마티외 카소비츠는 무척이나 흥미로운 사람인 것 같습니다. 이 영화를 만든 이유가 "부르조아들을 놀라게 하자!"라는 것이라고 하고요, 배우로서도 출중하여 '세자르 영화상 신인배우상'에 지명됐지만 상을 찾아가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영화를 보니, 부르조아 뿐만 아니라 관객들을 놀라게 하기에도 성공한 것 같습니다.
프랑스에서는 이런 류의 영화를 '교외(방리유 Banlieue)영화'라고 한답니다.
교외, 도심과 밖, 중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곳, 관심을 두지 않으려 애쓰는 곳, 관광객들의 안전이 염려되는 곳 등등의 생각이 듭니다.
아마도 감독은 이런 일반적인 생각들에 대한 일침과 관심을 두지 않으려 애쓰며 방치하는 부르조아들에게 경종을 울리고자 한 모양입니다. 그러나 프랑스 영화적이 아닌 미국 영화적입니다.
영화의 도입도 무척 흥미롭습니다.
50층에서 추락하는 남자의 얘길 들어봤는가?
밑으로 떨어지는 동안 그는 계속해서 중얼거린다.
"아직까진 괜찮아"
"아직까진 괜찮아"
"아직까진 괜찮아"
추락하는 건 중요한 게 아냐
어떻게 착륙하느냐지!
아! 저는 처음 이 대사를 들었을 때 무척이나 충격을 받았습니다. 고민도 많이 했고요. 뭔가 철학적으로 풀어내야 할 것 만 같은 부담을 스스로 가진 것이지요. 역시나 저는 머리에 똥만 찬 것 같습니다.
이 대사는 사회, 즉 영화의 주인공들이 머물고 있는 교외(방리유) 사람들의 현실을 축약한 것입니다. 그런 현실 속에서 살고 있는 영화의 주인공들인 3명의 친구는 감독이 걸어 놓은 타이머 앞에서 눈을 떠 아침을 맞이한 그 순간부터 어떻게 착륙이 방해받는지와 이 곳에 사는 사람들의 착륙은 이들 탓이 아니라는 보여 주기 위해 이리저리 바쁘게 다닙니다. 잘 착륙할지 그렇지 못할지 궁금해 하는 관객들의 눈을 끌고 다니면서 말입니다.
또 하나, 이 영화에서 중요하게 사용되는 도구는 '권총'입니다. 우리나라 영화에서도 우연히 얻게 된 '권총'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낸 영화가 있지요. 그것보다는 훨씬 어둡고 훨씬 정확하게 심리를 이끌어 냅니다.
권총은 공권력의 상징이고 힘의 상징입니다. 용기를 낼 수 있는 근원이고 최고를 만들어 줄 것 같은 우상 입니다.
과연 그것을 손에 쥐고 있다면, 우리의 마음과 태도는 어떨까요? 그 마음과 태도가 유지되는 기간은 또 얼마나 될까요?
재미있는 대사가 영화 중의 우연한 만남 속에서 나오는데요.
"역시! 시원한 똥만큼 좋은 건 없어!!" 정말 공감가는 대사지요. ^^ 어두운 사회의 단면을 비춰본다면 이것만큼 뻥 뚫어주는 대사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 사람이 이어서 계속 이야기 합니다.
"너흰 신을 믿냐? 그건 틀린 질문이야."
"신이 우릴 믿냐? 고 그래야지."
어려움 속에서 우린 신을 찾습니다. 답을 구하고 길을 구하며 살려 달라고 애원 합니다.
왜 이렇게 만들어 놓으셨냐고 땡깡도 부려보고, 만드셨으니 책임지라고 달려들기도 합니다.
정말이지 우리가 못 믿을 신일까요, 우리를 못 믿는 신일까요?
정말이지 살아 간다는 것은 힘든 건가 봅니다. 그것도 오늘이 어제와 같고 내일도 오늘과 같은 삶을 산다?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곳에서 "아직까진 괜찮아!" "아직까진 괜찮아!"라는 주문으로 절박하게 살아갈 수 밖에 없다면..못 믿을 신인지, 못 믿는 신인지조차도 가늠할 수 없는 상태라면 어찌해야 할까요....답하기 무지 어렵네요.
전체적으로 영화는 지루 합니다. 삶이 그렇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전체적으로 영화는 몽롱 합니다. 자꾸 마리화나를 피우거든요. 그래서인지 젖소가 보입니다. ^^
그래도 꼭 한번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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