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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멀어지는 속도일까? 가까워지는 속도일까? "초속 5cm"

by manga0713 2010. 9. 24.





"초속 5cm", 벚꽃이 떨어지는 속도라는....

엇갈림의 속도일까?
다가 설 수 없는 그리움의 깊이일까?
잊힐 수 없을만큼만 서 있는 아쉬움의 거리일까?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2007년작으로, 그 해 아시아 태평양 영화제에서 Best Animated Film상을 수상했습니다.
이 작품 역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특징을 잘 나타내는데요, 빛, 배경, 대사, 음악이 어우러져 잊혀진 듯 가슴 한 켠에 자리잡고 있는 순정만화에의 동경, 아니 잊혀지지 않으려 가슴 속 깊이 숨어 있는 첫사랑의 씁쓸한 눈물 맛을 기억나게 합니다.

특히나, 이번 작품에는 사랑하는 사람, 그리워 하는 사람의 순간 순간을 너무나 정확하게 표현해 내는 대사가 압권입니다. 마치 아픔의 순간을 끄집어 내어 눈물로 치유하는 것과 같이 말입니다.

영화는 3개의 이야기로 묶여 있습니다.

① 벚꽃초
② 코스모나우트
③ 초속 5cm

결국은 한 사람의 이야기를 "어린시절, 청소년 시절, 지금"으로 나누어 이야기한다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토오노 타카키(남)와 시노하라 아카리(여)는 "정신적으로 어딘가 많이 닮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이런 시간이 계속될 것만 같은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바람에 날려 내려 온 벚꽃은 그리움을 채울 시간도 주지않고 날아가 버립니다.

첫번째 이야기에서 첫번째 이별 후 편지로만 끈을 이어가던 두 사람은 드디어 만날 약속을 합니다. 타카키는 아키라를 만나러 가는 지루하고 가슴뛰는 열차 안에서 첫번째 이별의 시간을 기억합니다.

"귀가 아파질 정도로 바짝대고 있던 수화기 너머로 아카리가 상처받는 것이 손에 쥘 수 있을 정도로 느껴졌다. 하지만, 어찌 할 수 없었다."

"어찌 할 수 없었다."가 열차를 타고 가는내내 눈부시게 표현이 됩니다. 타카키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져 오며 이후 타카키의 마음 흐름이 어떨지를 알게 해 줍니다.

타카키군의 이야기를 들어봅시다.

"타카키군 잘지내?
부 활동으로 아침 일찍 나가느라고 지금 이 편지는 전철에서 쓰고 있어..."

"편지에서 상상되는 아카리는 왜인지...언제나 혼자였었다.
전철은 그때부터 결국 2시간이나 아무것도 없는 벌판에서 계속 서 있었다.
단 1분이 엄청나게 길게 느껴지고
시간은 확실히 악의를 품고
내 위를 천천히 흘러가고 있었다.
나는 세게 이를 악물고
그저 어찌되었든 울지 않도록 참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아카리...
부디, 이만 집으로...돌아가 있어준다면 좋을텐데..."

어찌어찌 약속 시간이 4시간이나 지난 후, 두 사람은 만나게 됩니다.

또 타카키군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아키라와 뽀뽀를..ㅋㅋ

"그 순간
영원이라든가 마음이라든가 영혼같은 것이 어디에 있는 건지 안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13년간 살아 온 모든 것을 함께 나눈 것 같은 그런 생각을 하고 그리고 ... ..
다음 순간, 견딜 수 없이 슬퍼졌다."

"아카리의 따스함을 그 영혼을 어떻게 다루면 좋을지 어디에 가져가면 좋을지 그것을 나는
몰랐기 때문이다."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함께 있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우리 앞에는 아직도 너무나도 큰 인생이, 막연한 시간이 어찌할 도리 없이 가로 놓여 있었다."

"하지만 날 사로잡았던 그 불안함은 머지않아 서서히 녹아져 갔고 그 후에는...
아카리의 부드러운 입술만이 남아 있었다."

밤을 지나고 아침이 되어 그 둘은 헤어집니다.
헤어짐으로 첫번째 이야기가 끝이나는데요 위에 소개한 타카키의 마음이 두 번째 이야기를 지나 세 번째 이야기에서 풀어집니다.

위에서도 느끼셨겠지만, 이 영화의 백미는 대사입니다.
한 마디 한 마디가 무척이나 아름답고 서정적 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사랑하는 사람의 안타까움을, 사랑하는 사람의 불완전함을 한 마디 한 마디의 대사로 녹여내고 있습니다. 마치 체화된 순정만화를 보는 듯 합니다.

"초속 5cm", 벚꽃이 떨어지는 속도라는....

그만큼 우리도 무언가로부터 멀어져 가고
그만큼 우리도 무언가에게로 가까워져 가는 것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