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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신카이 마코토] 별을 쫓는 아이 星を追う子ども Children who Chase Lost Voices from Deep Below

by manga0713 2012. 10. 21.





'별을 쫓는 아이 星を追う子ども Children who Chase Lost Voices from Deep Below'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2011년 작품입니다.


영화는 전설 속의 지하 세상인 '아가르타'를 중심으로 그리움과 상실의 아픔을 이야기 합니다. 또한 주인공들의 아픔을 어루만지며 저 멀리 반짝이는 별이 과거의 별이 아닌 우리가 나아가야 할 미래의 별임을 잊지 말자고 노래 합니다.





아픔을 모를 어린 나이에 아빠를 잃은 소녀는 그 슬픔과 아픔이 가슴 한 켠에 뿌리 내린 채 함께 자라가고 있음을 알지 못했습니다. 그저 혼자 있는 시간, 아빠의 유품을 통해 먼 곳으로부터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 낮을 밤으로 인도하고 밤이 아침을 기대케하는 일이었습니다.


햇볕이 다가오면 햇볕으로 채우고, 바람이 불어오면 바람으로 빈 곳을 채워가던 소녀에게 어느날 갑자기 찾아 온 만남과 이별은 지난 날의 아픔을 떠오르게 하였습니다.


그저 시간과 함께 채워왔던 시간들이 '상실'의 외면이었음을 깨달은 소녀는 다시 '상실'의 두려움에 빠지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달려 갔습니다. 전설의 세계, 산 자의 땅이 아닌 사자의 땅, 아가르타로....


한 남자는 사랑하는 아내를 잃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 그 남자는 아내의 죽음이 자기 탓 같습니다. 무언가 할 말, 아니 해야 할 말이 남아 꼭 해 주어야만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죽은 자를 살리는 이야기를 연구했습니다. 죽은 자들이 살고 있는 전설의 세계를 찾고 또 찾았습니다.


이제 그 길이 보입니다. 만남을 위해 이제껏 준비했던 모든 것을 실현할 기회가 온 것입니다. 그래서 달려 갔습니다. 전설의 세계, 산 자의 땅이 아닌 사자의 땅, 아가르타로....


소년은 이 땅의 사람이 아닙니다. 아가르타의 사람입니다. 소년의 가족은 형뿐이었습니다. 사랑하는 형을 의지하며 살아왔지만 형제를 살린 고마운 마을은 형의 능력을 인정합니다. 형만큼은 아닌 것을 알지만 소년은 인정하고 싶진 않았습니다. 형을 사랑하고 형을 의지하기에 그것이 항상 아프답니다.


형은 죽음을 준비하는 마지막 노래를 남긴 채 세상으로 나왔습니다. 상실의 시간 속에 젖어 있던 소녀에게 축복이라는 낱말을 남긴 채 떠나갔습니다.


소년은 형의 크라비스(라틴어: 열쇠) 회수를 위해 세상으로 나왔습니다. 싫었지만, 의무보다는 형의 채취를 열심히 찾고자 했습니다.


소녀와 한 남자와 소년은 아가르타로 함께 들어 갑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이 영화를 위해 "세계의 모든 신화를 참고 하였다."라고 했습니다.

'이자나기와 이자나미 이야기 (일본전설)', '오르페우스와 에우리티케 이야기 (로마신화)', 이 두 이야기 모두 죽은 사람을 찾아 저승까지 가는 이야기 입니다. 온갖 어려움 끝에 그리움의 대상을 만나지만 행복한 결말은 아닙니다. 두 이야기 모두 '뒤를 돌아다보지 말라'는 금기를 어긴 것이지요.


케찰코아틀은 잉카와 아즈텍의 신화에 등장하는 신입니다. 바람의 신, 태양의 신, 풍요와 평화의 신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즈텍에서는 신성한 식물인 카카오 나무를 지키는 신이면서 인간에게 옥수수를 선물한 신입니다. 모습은 깃털/날개 달린 뱀의 형상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영화에 등장하는 케찰코아틀은 인간에게 배신당한 후 무서운 수호신 역할을 하게 된 것이라고 합니다만 인간에게 옥수수를 선물한 것처럼 영화에서 마지막을 이끌어 낼 기회를 세 사람의 주인공에게 선물하는 역할을 합니다.


샤쿠나 비마나는 북유럽 신화의 영혼을 나르는 배인데요. 그대로 나옵니다. 마지막 변신의 모습에서는 샤크라로 가득하더군요.





살아 있는 이별과, 죽음이라는 이별은 분명 차이가 있겠지요.

살아 있는 이별은 살아 있기 때문에 이 땅의 어느 곳에서든지 한 하늘 아래 있다는 위로와 언젠가 한번쯤은 만날 수 있겠지라는 먼 희망을 품을 수 있을 겁니다.


죽음이라는 이별은. 너무 멀지요. 막막한 마지막...


영화는 이야기 합니다.


상실감을 안고 살아가라!

그게 사람이 받은 저주야.


뒤를 돌아다보면 아픔만 돌아 옵니다. 먼 그날 그때의 나는 너무나 어리고 연약했습니다. 무언가, 아니 한 마디라도 할 수 있었을텐데 하지 못한 미안함이 그날 그 시간을 더욱 뚜렷하게 투영하며 아프게 합니다.

문득 잠깨어 돌아다보면 내가 할 수 있었던 건,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습니다.

그저 귓가를 간지르는 바람에도 눈물이 날 뿐입니다.


그때마다 들려오는 소리가 있지요?

"산 사람을 살아야지!"


맞습니다. 산 사람은 살아야 합니다. 그 말이 진저리치게 듣기 싫고 그렇게 되어가는 내 자신이 싫도록 밉지만, 산 사람은 살아야 합니다. 산 사람은 과거를 향하는 것이 아니라 내일을 향한 오늘을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


영화는 이야기 합니다.


하지만 분명 그건 축복이기도 할거야!


참 잘 만든 영화라고 말씀드립니다.

이야기, 그림, 대사, 신화, 죽음과 그리움의 재료들이 각각의 향기와 맛을 내면서도 하나의 훌륭한 향취로 보는 이의 가슴을 붙들어 놓습니다.


죽음과 그리움과 살아감은 그 누구에게나 주어진 숙제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