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 이야기 東京物語 Tokyo Story'는 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1953년 작품입니다.
1953년이면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전쟁이 휴전으로 막을 내린 해이고 일본에서는 2차 대전이 끝난 후 안정과 함께 다시 살아보자라는 사회적 분위기와 노력이 충만할 때 이지요.
역경이라는 말로 다 표현되지 못할 삶 속에서 시골의 부모님은 3남 2녀를 잘 키워 세상에 내 놓았습니다.
전쟁 중 금쪽보다 더 귀했을 둘째 아들을 가슴에 묻고, 남은 자식들의 안녕을 위해 열심히 삶을 살아내시며 황혼의 담담함으로 시간을 채워 가시고 있었습니다.
부모님들께 자식은 언제나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가 봅니다.
분명 당신들의 뜻이나 마음에 맞지 않고 들지 않은 것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자녀의 현재를 이해하려고 애를 씁니다.
항상 미안해 하는 것, 항상 채워주지 못하는 것 같은 아쉬움, 부담이 되지 않고자 하는 의지 등등
알 수 있을 것 같으면서도 알 수 없는 부모의 마음이 자식들이 살고있는 동경 등의 방문을 통해 스크린에 가득 나타납니다.
오늘이라는 젊음을 채워 가야 할 자식들의 마음과 오늘이라는 황혼을 지나가는 부모의 마음은 흑백의 필름 속에 솔직한 대사로 담겨 오늘과 어제, 과거와 미래, 부모와 자식, 내 가족과 우리 가족의 경계를 실랄하게 보여 줍니다.
그 경계를 이어주며 가족의 방향과 도리 있는 사람의 모습, 즉 전통적 가치관의 강조가 아닌 사람으로서의 도리와 삶에 대한 태도를 가족이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제시하는 인물이 홀로 살고 있는 둘째 며느리 입니다.
어머니의 장례 이 후 아버지는 둘째 며느리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그날 밤(에피소드로 인해 혼자된 며느리의 단칸 방에서 어머니 혼자 주무실 수 밖에 없었던 날, 이날 아버지는 고향 친구분들과 대취(갈 곳이 없으셔서)한 채로 큰 딸의 집으로 가셨습니다.)이 가장 행복했다고 네 어머니가 말씀하시더라......"
언젠가 부모님들이 가장 좋아하시는 것은 돈도 옷도 유명한 여행지도 아닌 자식들과의 살가운 대화라고 들었습니다. 자식들은 자꾸 뭘 해줘야만 효도를 하는 것 같은 이기와 조심스런 마음을 가지고 있는 데 사실 부모님이 원하시는 것은 그저 함께 있는 것인 거지요.
둘째 며느리의 모습이 바로 그런 모습이었습니다.
우리나라 속설 중에, 자식이라도 부모의 임종을 지킬 수 있는 자식은 따로 있다는 말이 있지요.
아마도 일본도 비슷한가 봅니다.
철도 공무원으로 근무하는 막내 아들, 거리가 가장 가까운 곳에 살고 있었지만 공교롭게도 출장이 걸려 전보를 제때 받질 못하고 임종 후에 도착해 더욱 안타까워 하지요.
"있을 때 잘 해", "계실 때 효도 해야지..."
모든 자식들이 항상 아쉬워 하는 대목이지요....
저 또한 그런 후회 속에 살까 두려워 하지만, 맘 처럼 되지 않는다라는 핑계가 아직 앞을 가리고 있네요.
영화를 보는 내내, 우리나라 영화 '팔도강산'이 떠나질 않았습니다.
챙겨 봐야 겠습니다.
아!!!
엄마에게 전화 드려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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