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 참 재미나고 귀엽고 앙증 맞은 영화 입니다. 그러나 쉽게만 볼 수 없는 내용입니다.
"키리쿠와 마녀 Kirikou and the Sorceress"는 '미셸 오슬로' 감독의 작품입니다. 키리쿠라는 이름을 스스로 가진 신생아(??)가 마을 주민의 공포의 대상인 마법사 카라바를 물리치러 가는 길을 동화적 환상과 이국적 설화의 전개방식으로 우리들에게 보여 줍니다.
첫 장면, 뱃 속의 아이와 엄마의 대화가 참 재미나고요 영화의 전체 이야기를 가늠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참 친절하지요. ^^ 들어 보겠습니다.
키리쿠 : 엄마! 세상으로 내 보내줘요.
엄마 : 엄마 뱃속에서 말하는 아이는 혼자 세상으로 나올 수 있어.
(이윽고 태중의 키리쿠가 엄마 뱃속으로부터 스스로 세상으로 기어 나옵니다. 그러곤 탯줄도 스스로 끊습니다. 헐~)
키리쿠 : 내 이름은 '키리쿠'. 엄마, 씻겨 주세요.
엄마 : 혼자 세상으로 나온 아이는 혼자 씻을 수 있어.
(키리쿠는 스스로 물통으로 기어 들어가 씻습니다.)
엄마 : 물 낭비하지 마라. 마법사 카라바가 샘을 말려 버렸어.
키리쿠 : 엄마! 아빠는 어디 계세요.
엄마 : 카라바와 싸우러 가셨는데, 카라바가 잡아 먹었단다.
(아빠와 삼촌들, 외삼촌들까지도 모두 카라바에게 잡혀 먹고 막내 외삼촌만 남아 싸우러 간다는 말을 들은 키리쿠는 달려 나갑니다.)
키리쿠는 항상 "왜! 마법사 카라바는 못되게구나요?"를 입에 달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너무나 궁금했고, 그 이유를 알아내어 카라바를 물리치고자 합니다.
결국, 마법사의 거대한 성 뒤, 웅장한 산 속 흰개미 집에 계시는 할아버지를 만나 지혜를 얻는데요, 이 대화에 감독이 우리에게 주고 싶은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키리쿠 : 할아버지, 전 크고 싶어요. (사실 키리쿠는 엄지공주보다 조금 더 클 뿐이거든요.)
할아버지 : 다 크고나면 다시 작아지길 바랄래? 오늘만해도 네가 작아서 남들이 못 가는 곳에 올 수 있었잖니.
크게되면 감사하고, 늘 기뻐하는 것을 잊지말아라.
키리쿠 : 지금 크게 해 주실순 없으신가요?
할아버지 : 아니.
키리쿠 : 모르는 것도 있네요.
할아버지 : 그래, 모르는 것도 많지.
키리쿠 : 할아버지 어떻게 카라바가 샘 안에 괴물을 넣었죠?
할아버지 : 넣은 게 아니라 스스로 들어갔어. 아주 작았고 목이 많이 말랐지. 시간이 갈 수록 점점 더 커졌단다.
목도 더 마르고.
키리쿠 : 그게 다예요?
할아버지 : 응.
키리쿠 : 할아버지! 왜 카라바가 남자들을 먹죠?
할아버지 : 사람은 안 먹는다.
키리쿠 : 정말요?
할아버지 : 마을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지. 그리고 그렇게 믿도록 놔둔거야. 사람들이 겁먹으면 힘이 더 세지거든.
카라바는 사람을 먹을 생각은 안 했어.
...
할아버지 : (카라바는) 아이들을 싫어하고 여자를 아주 싫어 해. 남자들도 싫어 해, 해치려고 하지.
키리쿠 : 그래요. 왜죠?
할아버지 : 아프니까. 밤 낮으로 괴로워 해.
키리쿠 : 왜요?
할아버지 : 누군가 카리바의 등에 독이 든 가시를 넣은 후부터 아팠지.
...
"키리쿠와 마녀 Kirikou and the Sorceress"와 마녀는 인간의 편협함이 만든 편견과 두려움은 인간의 완악한 마음이 키운 상처 때문이라고 합니다. 또, 그 상처는 혼자서는 치유할 수 없으며 이해와 관용과 사랑으로만이 치유될 수 있다고 합니다.
자, 엄지공주보다 조금 더 클뿐인 키리쿠가 마녀를 물리치러 가는 동안에 이해와 관용과 사랑을 배워 어른이 되어가는 길에 여러분도 동참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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