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르게네프의 '사냥꾼의 일기'에 수록된 단편이다.
베진은 사냥꾼이 길을 잃고 헤매다가 우연히 다다른 초원이다.
그곳에서 밤새 말을 지키는 다섯 아이들이 나누는 이야기를 담았다.
아이들의 이야기는 나의 어린시절을 떠오르게 했다.
나도 그랬다.
어둠이 주는 무서움을 이기기 위해 짐짓 무섭지 않은 것처럼 무서운 이야기를
슬쩍 주위를 살펴가며 하지 않았었나.....
동네의 이야기도 이웃들의 이야기도 짐짓 나 자신이 사건이나 진실에 더 가까이 있는 것처럼
으스대며 보태거나 빼거나 하지 않았었나.....
또 듣는듯 관심 없는듯
자는듯 마는듯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보면
하나 둘 잠에 떨어지고
어느덧 아침을 맞는.....
사냥꾼은 그저 담담히 듣고 있다.
끼어들어 이러쿵 저러쿵 하지 않는다.
있는듯 없는듯 그렇게 가만히 듣고 있다.
그저 마지막에
한 소년의 죽음에 대한 소식을 안타깝게 전할 뿐이다.
투르게네프의 특징이라더니
과연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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