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 이야기

[헤밍웨이] 노인과 바다

by manga0713 2022. 5. 29.

[ Original Bool Cover : wikipedia ]

 

 

 

휴~~

한숨이 나왔다.

 

이는 다 빠지고

등은 굽고

손은 큰데 마디가 굵어 대나무 같고

피부는 삶의 고단이 그대로 씌여 있고

돈은?

말해 뭐해!

 

휴~~

한숨이 나왔다.

어부니 뭘 잡아야 먹고 사는데

벌써 84일 빈 손

미끼도 없고

그나마 동력선이 아닌 것이 위안

 

그래도 살 곳은 바다

 

나간다. 살아있으니까!

나간다. 돌아올것이니까!

나간다. 큰 놈(만선)을 잡을 수 있으니까!

 

휴~~

한숨이 나왔다.

사투를 벌이고 있다.

진짜 큰 놈인가보다.

아니 정말 큰 놈이네.

 

휴~~

쉬운게 없네.

 

사투

독백

독려

위로

잊음

다시 사투

 

두 개의 그림이 떠올랐다. (요즘 그림이 잘 떠오르네 유식해졌나 ^^)

 

[ 가츠시카 호츠사이 : 가나가와만의 후지산 ]

 

[ 지거 쾨더 : 갈릴리 호수 위의 폭풍 ]

 

 

두 그림 모두

파도와 폭풍 속의 배가 보인다.

모두 합력하여 나아간다. (호츠사이 그림)

모두 합력하여 헤쳐간다. (지거 쾨더 그림)

 

노인은 홀로 있다.

이늠의 큰 놈은 힘도 빠지지 않는다.

큰 놈다운게 위안을 준다.

 

노인은 홀로 있다.

합력하여 할 일들을 홀로 해 내고 있다.

순서를 잊지 않으려고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머리에 그리고

자신에게 말하고

손에 명령하며

해낸다.

 

큰놈답게 오랫동안 괴롭폈지만

큰놈이란 위안과

죽었다는 위안이

별을 보게 한다.

물살을 보게 한다.

 

너무 늦은 것은 아닐까?

너무 멀리 온 것은 아닐까?

내 계산이......

 

생각해보면 이놈이 고맙지만 미안하네

이놈을 위해 희생된 다른놈들에게도 미안하네

그래도 고맙네

신께 감사하고

 

아니! 그런데!

저놈들은 또 뭐야!!

 

한숨이 나왔다.

상어

 

 

노인은

안식처(산티아고)로 돌아왔다.

물론, 살아있다.

 

사투의 열매가 아쉽지만

살아 옴의 증거고

살아 감의 확증이다.

 

아쉬움은 나아감을 방해하지 못한다.

 

함께 있었다면

힘이 남았다면

뭐뭐 였다면은

 

그저 그 순간의 포말로 충분하다.

 

묶임을 풀고

저 바다로 나아가자!

나의 나아감이

내일인 저 소년과

오늘인 이웃들과

과거인 큰놈에게

주는 소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