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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생텍쥐페리] 어린 왕자

by manga0713 2022. 5. 29.

 

 

 

생텍쥐페리는

'야간비행'의 선구자 그룹 중 한 사람이었다.

 

물론, '야간비행'이란 그의 두 번째 소설이지만, 그 소설 이야기가 아니다.

 

'비행', 하늘을 나는 신비로움에

'야간'이라는 미지의 두려움을 가로지르는

별똥별의 따스한 황홀인 '야간비행'을 말하는 것이다.

 

당연한 것은 당연하기에 재론이 필요없는 어른이 아닌

당연하지만 당연하지 않을 수 있는 상상을 이해하는 어른의

이야기를 말하는 것이다.

 

살아간다는 것

아니 어른이 되어 간다는 것은

닫혀가는 것일까?

 

나는 어린왕자 중 다음의 두 그림을 좋아한다.

어린날 처음 어린왕자를 알게된 그림

보아뱀을 그린 그림

 

 

 

나도 '모자'라고 생각했다.

그것이라고 대답했는지는 기억을 못하지만

눈치를 보며 우물쭈물 했던 것은 기억난다.

 

다음 코끼리를 삼킨 그림을 보고

이해를 하게 되었다.

아니, 답을 알게 되었다.

 

그 다음부터는 나의 우물쭈물은 '우쭐'이 되었다.

 

어른이 된 후론, 사실 최근엔

다음 그림도 좋아졌다.

 

"이건 상자야. 네가 원하는 양은 이 안에 있어."

어린 날엔 아무 생각없이 "응! 그렇군"하며 지나간 내용이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다른 유명한(아주 자주 인용되는) 구절들을 아는채하느라 그랬다.

지금은 받아들이는 어린왕자의 마음이 보인다.

또, 양의 입마개를 그려주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는 '나'도 이해하게 되었다.

 

돌아보면, 나의 날들은 그냥 바빴다.

지금보면 그냥 그랬는데

그때는 바빴다.

 

독고다이 왕이면서 선군인척 하느라

나를 알아주는 사람들에게 반응하느라

부끄러움이 뭔지 몰라 부끄러워하느라

성취를 성공으로 착각하느라

챗바퀴의 삶에 허덕이느라

얼만큼 먹었는지(이루었는지) 비교하느라

바빴다.

 

지금보면 그러지 않아도 괜찮았는데

오버하느라 바빴던 것이다.

 

그래서인지

만족은 없고 아쉬움만 컷다.

여유는 없고 숨만찼다.

우정의 안식은 잠시뿐이고

비교의 한숨은 길어졌다.

 

내 안에 나를 향한 가시와

너를 향한 독이 생겨난 것이다.

 

이제보니

보아뱀의 뱃속에는 코끼리만 있는 게 아니었다.

 

이제보니

상자 속에는 양들만 있는 게 아니었다.

 

이제보니

세상엔 내가 생각하는 삶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제보니

밤 하늘에 무수한 별이 저마다의 빛을 내고 있더라.

 

이제보니

내 주변의 모든 삶들이 다 별이더라.

 

이제보니

삶의 야간비행은 두려움이 아니라

황홀이더라.

 

'어린왕자'는 죽었던가?

'나'는 죽었던가?

 

우린 살아있다.

 

 

[ 애니메이션 '은하의 물고기' 중 한 장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