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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롭 라이너] Stand by me

by manga0713 2010. 12. 16.



'Stand by me''롭 라이너 Rob Reiner 감독의 1986년 작입니다. 원작은 '스티븐 킹 Stephen King'의 소설 "The Body"입니다.

영화는 석양이 물들어 가는 시골 길에 멈춰 선 자동차를 보여주며 시작합니다. 그 안에는 아무 것도 떠오르지 않는 진공 상태의 표정으로 한 남자가 앉아 있습니다. 슬쩍 비쳐 준 신문에는 한 변호사의 죽음이 머릿 기사로 나와 있습니다. 기억 속에 남아 잊혀진 듯 살아왔던 친구의 죽음을 알게 된 것이지요. 그것도 사건 현장에서 절명한 것이니 얼마나 숨이 막혔겠습니까!

시선을 돌리니 두 소션이 자전거를 타고 지나갑니다. 아마도 이 마을에 사는 친구들인 모양입니다.
그때부터 그 사람은 기억 속의 그 시절로 돌아가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합니다. 자신을 포함한 네 친구의 이야기를요.

꼴통 테디 듀 챔브, 이야기를 전하는 고디, 신문기사의 장본인이며 리더 역할을 했던 크리스 챔버스, 겁쟁이 테시오. 이 네 소년은 한 마을의 절친한 친구이지만 저마다 다른 배경과 저마다 다른 한계로 마음 깊이 상처가 있는 친구들 입니다.



어느 날 번의 제안으로 열차에 치어 죽은 소년의 시체를 찾아 마을을 벗어나는데요. 영화는 이 오고 가는 길에 네 소년의 마음 속 상처를 더듬어 내게 합니다.

마치 이들에게 있어 지금까지의 세상 전부였던 마을을 벗어난 것처럼 감춰 둔 상처를 들어내게 한 것은 성장이란 것은 과정의 극복임을 말하려 한 것 같습니다.

이 영화의 매력은 서로의 상처와 한계인식을 진부한 위로로 덮어 버리지 않고 경청하며 확신하는 믿음의 전달로 끝냈다는 것입니다.

함께 갈 수는 있지만 그 이후는 혼자 가야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지요.

고디는 그들만의 여행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돌아오면서 우린 많은 생각을 했지만 말은 거의 하지 않았다. 우린 밤새 걸어서 일요일 새벽에 동네에 도착했다. 단지 이틀 동안 나갔다 왔는데 마을이 달라진 것 같았다. 전보다 작게 느껴졌다."

이렇듯 현재의 나로부터의 벗어남이 성장의 과정이며 인생일 겁니다. 아쉬운 것은 인생길을 영원히 함께할 수 있는 친구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성장이란 말과 함께 인생을 살아가면서 자라던 배경과 한계의 차이가 있었던 것과 같이 살아가는 처지와 이루어 내는 능력에 차이가 발생합니다. 물론 친구들을 그러한 것을 뛰어넘어 연결되지만, 시간은 친구와의 관계를 마음처럼 다루지 않습니다.

고디의 말이 참 솔직하게 다가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테디와 번을 보는 일이 드물어졌고 결국엔 기억만이 남게 되었다. 그런일은 종종 일어난다. 친구란 잠깐 스치는 인연인 것이다."

맞습니다. 스치듯 지나치는 인연이 가슴에 남아 때로 마음을 먹먹하게 하는 것이 친구의 이름이요, 모습인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영원히 함께 살 수 있는 친구는 없어도 영원히 기억할 수 있는 친구는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