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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장예모] 인생 (活着, Lifetimes)

by manga0713 2012. 2. 19.

 




그 유명한 장예모 감독의 1994년 작품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5년에 소개 되었지요.

영화는 '부귀'라는 이름의 한 남자와 가족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우리에게 과연 '인생'이라는 것은 '살아가는 것'인지 '살아지는 것'인지를 돌아보게 한다.

큰 부자의 외동 아들로 태어나 부귀영화 속에서 노름으로 재산과 세월을 탕진하던 부귀는 나무라던 아버지에게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툭 던집니다.

'늙은 바보 없이 젊은 바보가 있을 수 없다.'

날의 밝고 어두워짐과 달의 차고 스러짐을 느끼지 못하는 삶 속에서 노름은 계속되고 노름 빚은 늘어 집을 날리게 됩니다. 그제사 정신이 버뜩 든 부귀는 '내 인생을 걸테니 한 번 만 더 하자'고 합니다.

그런 그에게 돌아 온 소리는...

'당신은 파산 했어요. 인생이란 건 가치가 없어요. 여기서는(노름 판 에서는) 허용이 안됩니다.'

그날 밤 사랑하는 아내와 딸도 그의 곁을 떠나지요. 또 그 큰집, 당신의 전 인생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집을 노름 빚으로 넘긴 아버지는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절명하고 맙니다.

살아가야 하는 데, 다시 예전의 그 집으로 갈 수는 없을지라도 그 길로는 잃지 않고 가야하는 데, 마음의 소망과 수월치 않은 삶의 날들의 차이를 매일 매일 참아내고 숨겨가며 부귀는 가장의 길을 걸어가기 시작합니다.

마음의 소망과 가족들에게 이루어주고 싶은 책임과 살아 갈 수록 두꺼워지는 한숨의 더깨는 그대로 그가 되어 지난한 날들을 살아가게 합니다.

1930년, 1940년대를 거치고 1950년대를 거치고 1960년대를 거치고....
시대를 따라 변혁의 물결은 차갑고 무섭게 흘러가고
지주가 몰락하고 국공 내전이 휩쓸고 공산주의라는 허울 속에 외줄타기를 하고 문화혁명의 회오리 속의 삶의 끈도 이어지고....

원하든 그렇지 않든, 살아가는 것이든 살아지는 것이든, 가장은 가족을 지켜야 하기에 가족을 위해서라는 기준 하나로 부귀는 하루를 살고 순간의 판단과 결정을 하게 됩니다.

그때 당신 말을 듣고 노름을 하지 말았어야 했는 데....
그때 당신 말을 듣고 아들을 학교에 보내지 말았어야 했는 데....
그때 그 사람에게 찐빵을 먹이지 말았어야 했는 데, 물을 마시게 하지 말았어야 했는 데...

삶의 지난 날들을 돌이켜 볼 때 옹이처럼 박혀져 꺼내지지도 지워지지도 않는 쓰라린 아픔의 순간들이 있습니다.
그토록 오랜 시간을 흘러 왔음에도 언제나처럼 현실이 되고 현재가 되어 더욱 더 아파오는 시간들이 있습니다.

'이만큼 지나왔는 데, 앞으로 얼마나 남았는지 알 순 없는 데...'

삶이라는 것, 인생이라는 것이 진정 도무지 알 수 없는 어둠의 날들의 연속일까요?
아니겠지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삶이라는 것, 인생이라는 것이 너무나 밝고 환하 게 열려 있어 달려 가야만이 분명히 볼 수 있는 것일까요?
아니겠지요. 여러분은 또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이 영화를 최재천 교수의 '통섭의 식탁'이라는 책을 읽다가 알 게 되었습니다.
최재천 교수께서 이 영화의 원작인 '위화'의 <인생>을 추천하는 곳을 읽으며 흥미를 가지고 찾아 본 것이지요. ^^

원작의 제목은 <活着> 이라고 합니다. 최재천 교수는 원작의 제목을 소개하며 이 활착의 뜻을 알려 줍니다.

"옮겨 심거나 접목한 나무가 뿌리를 내려 살아 간다."

위화는 활착을 '살아 간다는 것 자체를 위해 살아갈 뿐'이라 말하고 최재천 교수는 '우리는 그저 살아질 뿐..가서 말하리라. 그냥 살았노라고, 아니 그냥 살아졌노라고.'라고 이야기 합니다.

저는 '그저 살아지는 것이 아닌 열절히 살아가도록 힘을 달라' 기도 합니다.


인생 (Lifetimes, 活着)- DVD
DVD>드라마
배급 : 장예모 / 공리역
출시 : 2010.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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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국내도서>소설
저자 : 위화 / 백원담역
출판 : 푸른숲 2007.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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