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의 속삭임 Rosso come il cielo. Red Like the Sky'는 이탈리아 영화로서 '크리스티아노 보르토네' 감독의 2006년 작입니다.
갑작스런 사고로 시력을 잃게 된 '미르코'라는 소년을 주인공으로 그가 바라보고 살아가야 할 삶과 그를 바라보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그가 살아가야 할 삶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우리네의 각성을 이끌어 내는 영화입니다.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나와 다른 부자유스러움이 나와 다른 사람이라는 판단의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장영희 교수의 말이 떠 올랐습니다. 그는 그의 책 '살아 온 기적 살아 갈 기적'에서 '장애인'에 대하여 이런 말을 합니다.
장애인이 '장애'인이 되는 것은 신체적 불편 때문이라기보다는 사회가 생산적 발전의 '장애'로 여겨 '장애인'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못해서가 아니라 못 하리라고 기대하기 때문에 그 기대에 부응해서 장애인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단지 신체적 능력만을 능력으로 평가하는 비장애인들의 오만일지도 모른다.
영화의 주요 인물인 맹아학교 교장의 말과 미르코의 담임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 교장 : 애가 하고 싶은 게 뭐냐가 아니라, 할 수 있는 게 뭐냐가 문제입니다.
교장도 중도 장애인으로서 자신이 가르치고 있는 아이들의 현실과 살아가야 하는 치열함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미르코는 '볼 수 없다'라는 최종 진단을 받은 후 '자기와 같은 아이들의 학교'로 가게 됩니다.
'볼 수 없다'는 능력의 상실과 '자기와 같은 아이들의 학교'라는 주어질 세계의 현실과 '그 세계에서 살아가야 할 숙제'를 교장은 그 누구보다도 잘 아는 것이지요. 그렇기때문에 교장은 아이들의 직업교육에 심혈을 기울이고 또 그러한 성과를 부모들과 사회의 정상적인 어른들에게 보여주는 것을 우선시 했을 것입니다.
그들에게는 '이것뿐이고'라는 현실과 '이것 마저도'라는 미래의 절실함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영화는 이러한 현실 인식에서 한 발 더 나아가야 하며 현실과의 갈등도 이겨내야 한다고 이야기 합니다.
- 담임 : 애들도 살아 있어요! 열정과 상상으로 가득 찼다구요! 애들의 표현의 자유를 부정한다면 우린 애들을 돕는 게 아닙니다.
- 교장 : 애들한테 상처를 주라고?
- 담임 : 왜요? 그것도 교육의 일부예요.
- 교장 : 자넨 그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지만, 난 그들 중 하나야.
이 두분의 대화는 참 여러가지를 깨닫게 합니다.
'다르면서도 같고 같으면서도 다른 것 같은', 우리 인식과 행동의 한계가 드러난 것이지요.
저는 이 대목에서 장영희 교수의 말이 떠 올랐던 것입니다.
"무언가를 못해서가 아니라 못 하리라고 기대하기 때문에 그 기대에 부응해서 장애인이 되는 것이다."
이 영화는 실제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입니다.
주인공인 미르코는 영화에서 보여 준 것과 같은 능력과 꿈을 이루어냈습니다.
이탈리아 내에서 아주 유능하고 유명한 '음향 기술자'가 되어 활동하고 있답니다. ^^
물론 아이들과 함께 보시면 더욱 좋고요, 제 생각에는 아빠 혼자 보시는 것이 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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