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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 달리고

끝은 있습니다

by manga0713 2015. 9. 14.

 

 

 

오늘은 8.32km를 6.32km/h의 속도로 달리고 걸었습니다.
점점 달리는 구간의 거리가 길어지고 있습니다.
발바닥의 통증도 처음엔 3k, 나중엔 5k, 지금은 6k를 지나면
나타납니다. 
 
그럴때마다 3분정도 휴식을 취하고 다시 달리거나 걷습니다. 
 
달리다보면 섬뜩한 것이 여럿 있습니다.
첫번째는 자동차입니다. 특히 골목길에서 위험합니다.
그럴때마다 서지요. 
 
두번째는 고양이입니다. 아무때나 불쑥 나타나거나
무시시한 광선을 쏴 댑니다. 
 
세번째는 송아지만한 백구 입니다.
이늠은 오늘 처음 만났습니다.
쭉 빼 논 혓바닥이 내 팔뚝만하게 느껴졌습니다.
성질을 자극할까봐 조심스럽게 걷는 데
어느새 킁킁 거리며 곁으로 왔더군요.
내 몸에 영역표시를 무수히 해 놓은 울 집 강쥐들이
원망스러웠습니다. 
 
그런데 이늠 슥 지나가더군요.
엉덩이를 씰룩거리며 가는 게 마치 "당신 내게 씹혔어"
흘리는 것 같더군요. 
 
마지막으로 무서운 것은
무선 이어폰을 끼고 통화하는 여성입니다.
혼자 쏼라쏼라
몸은 이리저리 흐느적흐느적
혹시라도 피해줄까 조심해서 피해가면
불쾌하다는 듯 의심의 눈초리로 흘겨 봅니다. 
 
속으로 "당신 내가 의심받을 정도의 수준은 아니거덩~~"하며
지나치지만 등줄에 그녀의 시선이 슬쩍 박혔다 가는 걸
느낍니다. 
 
저, 보기와 다르게 예민합니다. ^^ 
 
이 시간에 달리는 건
저와 별과 시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달리다보면 골인 지점이 나오듯이
삶의 모든 굴곡에도 끝은 있습니다. 
 
몰려 다니는 청소년들도
편의점에서 술로 달리는 청장년들도
외로워서 전화통을 붙들고 배회하는 여성들도
주차장 한 편에서 허공에 연기뱉는 저 아저씨도 
 
모든 것에 끝이 있음을
그 끝은 새로운 출발과 이어져 있음을
잊지 않았음 좋겠습니다. 
 
이 시간에 달리는 건
희망을 놓지 않는 사람들과
저와
별과
시간이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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