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115
처음으로 10km를 걸었습니다.
목표라는 것이 사람을 이끄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집을 떠나 태재고개를 넘었습니다. 요한성당의 조명에 감탄하며 율동공원으로 들어섰습니다.
호수는 어둠에 잠기고, 찬 공기는 수면을 떠돕니다.
꽥꽥 살아 있음을 알리는 오리 울음은 허공을 달려 외로움을 벗어 납니다.
그 속으로 나는 걸어 들어갑니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처럼
어제도 갔다가 지금으로 왔다가 내일로 갑니다.
어쩜 떠나 온 곳으로 돌아 갈 수 있는 복은 인생의 가장 큰 선물일지 모릅니다.
어제처럼 오늘을 살고 내일은 다르겠지 달려 가지만
결국 인생은 떠나 온 곳으로 돌아가는 것이겠지요.
호수는 어둠에 잠기고, 찬 공기는 허공으로 차 오릅니다.
일렁이던 조명 불빛은 호수 밑으로 차고들어 돌아가야 할 길을 바라보라 합니다.
보라빛 조명의 요한성당을 지나 노란 연기 내뿜는 열병합발전소를 끼고 태재고개를 넘어 갑니다.
고개마루 호랑이는 간 곳 없고 성난 눈 빛의 목소리도 요란한 트럭만이 스치웁니다.
10km 달성도 좋고
집이 있어 좋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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