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말씀 : 출애굽기 23장 10-12절
10 너는 여섯 해 동안은 너의 땅에 파종하여 그 소산을 거두고 11 일곱째 해에는 갈지 말고 묵혀두어서 네 백성의 가난한 자들이 먹게 하라 그 남은 것은 들짐승이 먹으리라 네 포도원과 감람원도 그리할지니라 12 너는 엿새 동안에 네 일을 하고 일곱째 날에는 쉬라 네 소와 나귀가 쉴 것이며 네 여종의 자식과 나그네가 숨을 돌리리라
< 남을 배려하며 함께 살라 >
왜 하나님은 안식년 율법을 주셨는가? 한 해 동안 경작을 쉬면서 육체적인 일을 멈추고 영적인 일에 힘쓰라는 뜻도 있지만(신 31:10-13), 사실상 땅을 배려하는 의미도 있다. 경작을 쉬면 지력이 회복되고 들짐승의 배설물 등으로 토지가 비옥해진다. 요새처럼 영농기술이나 비료 등이 없던 때에 하나님은 그런 방식으로 지력이 회복되도록 하셨다.
안식년 때는 포도원과 감람원도 경작을 쉬게 했다. 포도주와 감람유는 히브리인들의 식생활에 중요한 작물이다. 그런 작물의 밭조차 경작을 쉬게 한 것은 전 국토의 경작을 쉬게 하라는 뜻이다. 사사 시대나 왕국 시대에는 그 규정이 잘 지켜지지 않아서 대신에 70년 동안의 바벨론 포로 기간 중에 비로소 땅이 쉼을 얻었다(대하 36:21). 결국 바벨론 포로 생활은 안식년 법을 지키지 않았던 것에 대한 하나님의 벌이라고도 할 수 있다. 안 쉬면 강제로 쉬게 되는 상황이 온다. 질병도 안 쉬니까 하나님이 쉬게 하려고 주어질 때가 많다.
안식년은 영적인 일에 집중하라는 의미와 지력 회복의 의미도 있지만 본문 말씀은 가난한 자들과 들짐승을 위해서도 안식년 율법을 제정했음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즉 안식년 때는 가난한 사람들이 경작해 먹게 하고 그 남은 것을 들짐승이 먹게 했다. 안식년은 남을 배려하는 삶의 훈련에도 좋은 제도다. 사실상 희년과 관련된 율법도 남을 배려하는 삶을 위해 제정된 율법이다.
희년에는 빚으로 땅과 집을 넘긴 사람들이 그것을 돌려받고 종도 자유인으로 회복되었다. 그처럼 안식일 개념이 확장된 안식년과 희년은 소수에게 부가 집중되는 현실을 갱신하려고 하나님이 설정하신 엄중한 명령이었다. 그 명령을 외면하면 세상은 힘이 지배하는 정글이 된다. 그러나 안식년과 희년이 있기에 가난한 자와 소외된 자도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 결국 안식에 관한 율법은 남을 배려하며 함께 사는 삶을 도전한다.
< 생각 없이 바쁘지 말라 >
안식년 율법 다음에는 안식일 율법을 주셨다(12절). 안식일에는 소나 나귀와 여종의 자식과 심지어는 나그네까지 쉬게 했다. 이 구절을 보면 특히 힘든 일을 하고 소외된 위치에 있는 존재들의 휴식을 강조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당시 소와 나귀는 끊임없이 힘든 논밭 일에 시달렸고 종의 자식도 집안의 잡일을 끊임없이 했고 이방인은 곧잘 고된 노역에 동원되었다(대하 2:17,18). 안식일은 그들에게 영적인 교훈뿐만 아니라 꿀맛 같은 육체적인 휴식도 실제적으로 가져다주었다.
안식일 제정의 중요한 목적 중 하나가 실제로 휴식을 가지게 하는 것이다. 요새 일복이 터진 사람이 있다.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은 중요하다. 열심히 정열적으로 일하면 고민과 괴로움이 상당히 줄어든다. 어떤 사람은 일 때문에 수면이 부족하지만 일을 열심히 하면서 수면 부족 때문에 죽는 사람은 없다. 어떤 사람은 잠이 부족하면 될 일도 안 될 줄 알고 지레 걱정하면서 말한다. “잠을 적어도 하루에 8시간은 자야지 5시간만 자고 어떻게 일합니까?”
지나친 걱정이다. 사실상 매일 8-9시간 실컷 자면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 오래 잔다고 건강해지는 것도 아니다. 잠이 많고 일이 없으면 오히려 고통이 된다. 생각도 없고 할 일도 없고 전념할 일도 없는 완전한 휴식은 오히려 고통이다. 일이 많다고 괴로워하지 말라. 일이 많은 것이 행복한 것이다. 일없이 완전한 휴식 속에 있으면 자기 허무, 자기 불안, 자기 회의, 자기 무력, 자기 공허에 빠진다.
바쁜 것은 원망할 일이 아니고 감사할 일이다. 그러나 생각 없이 바쁘지는 말라. 사람 됨됨이는 그의 일하는 모습을 통해서도 파악되지만 그의 휴식하는 모습을 통해서도 파악된다. 휴식이 필요한 이유는 일의 해석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휴식이 있을 때 비로소 인간답게 되고 노예화를 극복할 수 있게 된다. 휴식 시간은 일의 목적을 상기하게 하는 중요한 시간이다. 가끔 복잡한 일로부터 떠나야 일의 노예가 되지 않는다. 일할 때는 열심히 일하고 쉴 때는 확실히 쉬라.
ⓒ 이한규목사 http://www.john316.or.kr
'기억하고 싶은 말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문을 피하라 Avoid The Door (0) | 2022.02.25 |
---|---|
스탠리 볼드윈의 목표 (0) | 2022.02.25 |
리더를 따르라 Follow The Leader (0) | 2022.02.24 |
3등칸의 슈바이처 (0) | 2022.02.24 |
별들의 도전 The Challenge Of The Stars (0) | 2022.02.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