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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76

경계 20150124 건너 불 빛은 하늘과 호수를 가르고, 나는 시간과 어둠을 가르며 달린다. 불 빛은 비추는 것일까, 빛나는 것일까 별은 떠 있는 것일까, 달려 있는 것일까 내가 달려가는 곳은 시간인가, 공간인가 시간은 밀려가는 걸까, 끌어가는 걸까 건너 불 빛은 어둠을 둘로 나누고 나의 호흡은 밑에서 위로 올라간다. 2015. 1. 25.
겨울 밤 달리기와 초석잠주 20150119 친구들의 열심을 동력으로 5km를 뛰다가 걷다가 하며 포은 정몽주 선생 묘를 다녀 왔습니다. 별은 총총 나는 타닥 별은 반짝 나는 미끌 별 빛과 함께 뛸 때는 귀가 열려 있어야 합니다. 어둠 속을 달려 갈 때는 눈이 열려 있어야 합니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기 전에 입도 어느정도 열어야지요. 달려갈수록 발의 욕심을 제어해야 합니다. 타닥타닥 내 딛는 소리에 페이스를 맞출 줄 알아야 합니다. 이 모든 것을 마음이 조정 합니다. 담아 둔 목표에 따라 덜하지도 과하지도 않게 할 수 있는 만큼보다 반보만 앞 서 가라고 응원도 합니다. 달림은 혼자인 것 같지만 내 안의 여럿이 합하여 혼자가 되는 것입니다. 친구들의 열심을 동력으로 달리고, 친구의 정표인 초석잠 주 한 잔으로 마무리를 합니다. 모든 .. 2015. 1. 20.
돌아갈 곳이 있다는 행복 20150115 처음으로 10km를 걸었습니다. 목표라는 것이 사람을 이끄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집을 떠나 태재고개를 넘었습니다. 요한성당의 조명에 감탄하며 율동공원으로 들어섰습니다. 호수는 어둠에 잠기고, 찬 공기는 수면을 떠돕니다. 꽥꽥 살아 있음을 알리는 오리 울음은 허공을 달려 외로움을 벗어 납니다. 그 속으로 나는 걸어 들어갑니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처럼 어제도 갔다가 지금으로 왔다가 내일로 갑니다. 어쩜 떠나 온 곳으로 돌아 갈 수 있는 복은 인생의 가장 큰 선물일지 모릅니다. 어제처럼 오늘을 살고 내일은 다르겠지 달려 가지만 결국 인생은 떠나 온 곳으로 돌아가는 것이겠지요. 호수는 어둠에 잠기고, 찬 공기는 허공으로 차 오릅니다. 일렁이던 조명 불빛은 호수 밑으로 차고들어.. 2015. 1. 16.
길, 삶 20150112 포은 정몽주 선생의 묘까지 걸어갔다 왔습니다. 여러 생각 중에 김훈 선생의 '촉산'이 떠 올랐습니다. "길은 늘 앞으로 뻗어 있어서 지나온 길들은 쉽게 잊혔지만, 돌아올 때는 지나온 길이 앞으로 뻗었고, 갈 때 앞으로 뻗어 있던 길이 다시 잊혔다. 길은 늘 그 위를 디뎌서 가는 사람의 것이었고 가는 동안만의 것이어서 가고 나면 길의 기억은 가물거려서 돌이켜 생각하기 어려웠다." 때론 길에 대한 기억이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망각시키는 것 같습니다. 그 망각이 조급함을 낳고 현재를 힘들게 하는 건가 봅니다. 그 두려움은 어디서 오는 걸까요? "섬에도 민물에는 민물 것이 삽니다. 자리가 있으면 사는 게 있지요." 살아지는 것이냐. 살아내는 것이냐. 삶은 살아내는 것 같지만 돌아보면 꼭 맞는.. 2015. 1.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