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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기 드 모파상] 달빛 Moonlight

by manga0713 2022. 6. 13.

 

 

 

 

우와! 대단하다. 멋져!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

창조주 하나님의 솜씨는 역시! 할렐루야!!

이정도가 딱 내 수준이다.

 

섭리하심에 대한 임마누엘 하나님의 사랑에 대한 이해 또한 딱 그 정도이다.

 

역시 작품의 주인공인 신부님은 성직자여서 그런지 다르다.

왜?라는 질문을 어찌 이렇게 아름답게 할 수 있을까?

물론 작가인 모파상의 질문이지만, 내겐 깊은 묵상 후의 신부의 질문처럼 들렸다.

 

"~ 그러자 신부의 머릿속에 한 가지 의문, 아니 일종의 막연한 불안감이 떠올랐다.

그것은 지금까지도 가끔 한번씩 신부의 머리를 지배하던 의문의 하나였다.

그리고 그 의문이 지금 머릿속에서 다시 한번 분명하게 고개를 치켜들고 있었다."

 

"하나님은 왜 이렇게 아름다운 밤을 만드셨을까?

단순히 인간을 잠으로 이끌기 위해서일까?

무의식이나 휴식을 통해 인간을 망각으로 이끌기 위해 하나님이 밤을 만드셨다면,

이렇게 낮보다 밤을 더 매혹적으로 만드신 이유가 무엇일까?

또한 아침햇살이나 저녁노을보다 밤을 더 아늑하고 친밀하게 만드신 이유가 무엇일까?"

 

"그리고 태양보다도 더 시적이고 한없이 신비스런 모습을 간직한 저 달은 왜 저 선명한

햇빛으로도 밝힐 수 없는 물체들까지도 비춰야 할 운명을 타고 난 것일까?

강렬하고 매혹적인 저 천체는 어찌하여 지옥까지도 밝히는 신비한 광채를 지닌 것일까?"

 

어쩌면 이렇게 하나님께 드리는 질문이 시적일까? 아름다울까?

어쩌면 이렇게 사물을 바라보는 마음이 맑을까?

성직자여서 하나님의 선택을 받은자여서 경외이신 하나님과 더 가까운 것일까?

 

"신부는 도무지 이런 의문들에 대해 해답을 얻을 수 없었다."

 

그때, 하나님의 자녀로 바치고자 서원한(아니 그렇게하고자 자신이 의지를 세운)

조카딸의 데이트 현장이 목격된다.

 

의지와 이상

그것의 기준과 그에 따르는 성숙함

실망과 화

당혹과 절망

그런 것들은 일체 신부의 마음엔 없었다.

 

"느닷없이 생기를 띠는" 자연을 느끼고,

"두 사람을 완벽하게 에워싸는" 하늘의 영상을 느끼고,

"(마치 한 사람처럼 보이는 그 둘) 그 한 사람을 위해 이 아늑하고 고요한 밤이 준비된 것"을 알았다.

 

수많은 질문중에서 가장 처음이며 중요한 질문의 답을 얻었다.

 

"하나님이 이러한 밤을 만드신 이유는 아마, 사랑하는 두 남녀를 가장 적당한 베일로 감싸주시기

위해서인가 보다."

 

그와함께 또 다른 성숙으로의 의문을 갖게 된다.

 

사랑에 대하여

"이제 자기가 그 동안 하나님의 뜻을 어기려고 했던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갖게 되었다."

 

그렇다.

나는 나를 넘지 못한다.

그 좁고 낮은 곳에서 만물을 바라보고 상황을 규정하며 옳다 옳다 한다.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시는 기준도 경계도 없는 그 사랑조차도

그 사랑을 입어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좁고 낮은 곳에서 규정한다.

 

사랑은 규정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