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 이야기

[기 드 모파상] 의자 고치는 여인

by manga0713 2022. 6. 12.

[ 고흐 : 팔걸이가 있는 고갱 의자 ]
[ 고흐 : 빈센트의 파이프가 놓인 의자 ]

 

 

 

 

어쩌다보니 의자 고치는 부모에게서 태어났지요.

그렇다보니 의자 고칠 곳을 찾아 이리저리 다니게됐지요.

그렇다보니 살림이라고 말할 게 있나요.

그저 거지보단 좀 나을까.

 

곁눈으로 배우고

시켜서 배우고

하다보니 할 줄 알게되고

그렇게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의자 고치는 여자가 되었죠.

 

그렇게 살던 어린시절의 어느날

한 아이를 보았어요.

그 아이는 울고 있었어요. 남자 아인데 말이예요.

돈을 빼았꼈데요.

엄마 심부름인데 말이예요.

 

내가 돈을 주었어요.

그 돈은 아름아름 얼키설키 이캐저캐 내가 모은 전부였어요.

 

그아인 울음을 그쳤어요.

나를 더럽다고 나쁜 애 일 것이라고 밀쳐내지도 않았어요.

좋았어요.

 

그래서 모았어요.

찾아가 그 아일 만났어요.

그간 모은 전부를 주었어요.

그렇게 날들이 지나갔어요.

 

그아인 중학교에 갔어요.

당연히 만나기 힘들었어요.

그래도 난 매일을 기대했어요.

 

왔네요. 그아이가. 방학이라네요.

나를 외면하네요.

밀쳐내네요.

나의 전부가 효과를 내지 못하는가봐요.

그래도 난 매일을 기대했어요.

그렇게 날들이 지나갔어요.

 

어느날 약국에 들렸어요.

그 아이가 그곳에 있네요.

나는 또렷하게 기억하지요.

기회를 만들어 이약 저약을 구입했어요.

그렇게 날들이 지나갔어요.

 

이젠 때가 됐나봐요.

가게될 그곳에서도 나는 의자를 고치게될까요.

그렇게 그곳에서도 매일을 기대할까요.

 

이건 기대 속에 지나간 날들과 함께

모아 온 것이예요.

나의 전부지요.

그아이에게 전해주세요.

 

이 이야기는

"진정한 사랑은 한 번만 가능한가

아니면 여러 번 가능한가"라는 주제에 대하여

 

"어떤 이들은 평생 단 한 번 진지한 사랑을 했던 사람들의 예"를 들고

"어떤 이들은 자주, 격렬하게 사랑했던 사람들에 관한 또 다른 예"들을 드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래 정말이지

사랑은 한 번일까 그 이상일까.

사랑은 그 어떤 것이든 또 언제 것이든 그대로 진지한 것 아닐까.

 

다시 이야기로 돌아가 답을 찾아보자.

 

의자 고치는 여인의 이야기를 들은 그아이와 그아이의 아내는 펄쩍 뛰었다.

 

감히 그따위가

감히 내게

감히 나를

감히 우리를.....

 

의자 고치는 여인의 마지막 전부를 알게 된 그아이와 그아이의 아내는

 

흠흠

험험

그렇다면 이것은 받아들이지요.

우리가 어떤 좋은 일에 쓸지 생각해보지요.

 

짧은 날이 지났을 것이다.

 

그아이는 의자 고치는 여인의 이야기를 전한 사람을 찾아왔다.

그는 의사다. 약사인 그아이하고는 필요로 연결되어 있다.

 

그아이가 묻는다.

의자 고치는 그 여인의 마차가 있지요?

 

의사가 대답한다.

네, 있습니다.

 

그아이가 말한다.

그거 제가 가져가겠습니다.

 

의사가 대답한다.

그러시지요.

그런데 마차를 끌던 늙은 말 한 마리가 있는데 그 말도 가져가시렵니까?

 

그아이가 말한다.

아니요.

작은 집을 짓는 데 쓸것이기에 마차만 있으면 됩니다.

 

마차만

아니, 마차의 목재만........

 

55년

그렇게 의자 고치는 여인이 보낸 날들,

마치 자신이 수리한 의자에 수리가 잘됐나 확인을 위해 앉아봤을 순간만큼의

행복과 위안이 그녀에게 있었을까.

 

55년

그렇게 의자 고치는 여인이 바라던 날들,

마치 자신이 수리한 의자가 주인의 손에 건네졌을때의 허탈한처럼

그녀의 밤도 허탈했을까.

 

55년

그렇게 의자 고치는 여인이 지탱해 온 날들,

마치 자신이 수리한 의자가 주는 보상처럼

그녀의 사랑은 그녀의 날들의 보상일까.

 

사랑의 그 순간은 다 진지하겠지.

사랑의 그 순간은 다 격렬하겠지.

사랑의 그 순간이 지루해질 때도 있겠지.

 

그러나,

의자 고치는 여인의 사랑은 지루하진 않았음 좋겠다.

여전히 진지하고, 여전히 격렬했음 좋겠다.

 

아니,

그녀가 간 그 곳에서는 받았음 좋겠다.

 

사랑은 참.....허허허

'책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 드 모파상] 보석  (0) 2022.06.13
[기 드 모파상] 달빛 Moonlight  (0) 2022.06.13
[기 드 모파상] 미스 해리엇  (0) 2022.06.12
[기 드 모파상] 비계 덩어리 Boule de Suif  (0) 2022.06.12
[모파상] 목걸이  (0) 2022.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