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나)'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니, 삶을 위한 나의 본능은 생각보다 먼저 어떤 행동을 취할까?
후에 나는 그것을 느낄까?
나의 본능에 휩쓸린 사람을 기억할까?
읽는내내 그리고 또 한 동안
'나'에 대하여 어두웠다.
"비계 덩어리 (Boule de Suif)"는 주인공 여인이 불리는 이름이다.
"비계 덩어리 (Boule de Suif)"는 여인의 외모와 하는 일을 비하한다. 그 여인은 창부이다.
살고자 힘을 발휘하여 올라 탄 마차
살려는 목적은 같지만 목적의 의미가 다른 사람들이
꼭 마차만큼만 모여있다.
그 좁은 공간
그 짧은 간격
그 속을 가득매운 판단의 시선....
가다보니 여행길은 길어졌다.
먹을 것, 입을 것, 쉴 곳을 쉽게 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은
그들을 드러내고자하는 그 위치까지 오게해준 '셈법'의 장난에 빠지고 말았다.
그 여인은?
살아 온 날들이 그녀를 단련했으리라.
무겁지만,
번거롭지만,
남사스럽지만,
먹어야 사니까,
좀 많아 보여도, 준비했다.
준비된 것들 또한 그녀를 단련했으리라.
그래도 내어 놓았다.
모멸의 시선을 그렇지 않은 듯 던지며
그 좁은 공간에서 조차도 멀어지려 했던
그 짧은 간격에서 조차도 외면하려 했던
그런 사람
그런 여자
그런 음식
외면하지만 살고자 떠나 온 길이 현명한 판단과 합리를
제공한다.
나는 호의를 받을 줄 아는 친절한 사람이니까.
먹는다.
웃는다.
바라본다.
곁을 내 준다.
말도한다.
나는 사랑을 아는 친절한 사람이니까.
어느새 바구니가 비었다.
문제가 생겼다.
살길로 나아가야 할 마차가 움직이지 못한다.
셈법이 확신을 준 시간도 막막히 흘러간다.
나아감 없이 흘러감의 갑갑함이 칼집을 뚫고 나온다.
지배자가,
원수가,
무덤문이,
그녀를 원한다.
저 비계 덩어리를.....
단지 그것 뿐이다.
단지,
단지.
잠시 함께였고, 우리였고, 이웃이고, 형제였던 사람들의 머리는
노골적이며 시원하며 정곡을 꿰뚫은
이제는 동지가된 또 다른 한 여인의 말에 지배를 받기 시작했다.
아니, 선택한 것이다.
"우리가 이곳에서 늙어 죽을 수는 없어요.
그 창녀는 모든 남자들과 그 짓을 하는 게 직업이니까,
이 사람 저 사람 가릴 권리가 없다고 생각해요."
맞아 우리가 죽을 수는 없지.
내가 왜 저 비계 덩어리 때문에.....
'나'로 서 있었던 사람들은 어느새
"그들은 마치 포위되어 있는 요새를 공략할 것 같이 오랫동안 전략을 준비했다.
각자가 맡은 역할,
뒷받침할 논리,
실행해야 할 술책 등에 합의를 보았다.
이 살아있는 요새가 그 품안에 적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게 하기 위해서
사용할 작전 계획, 전략, 기습을 결정했다."
결정타!
그것이 필요해!
저 요새에 구멍을 내고 말
결국은 우리를 승리로 이끌
신의 뜻을 알아야 해!
전해야해!
"그렇다면 수녀님은 동기만 순수하다면 하나님이 온갖 수단과 그 행위를 용납해주신다고 행각하시나요?"
"누가 그것을 의심할 수 있을까요. 부인! 그 자체는 비난받을 행위일지라도
그 행위의 명분이 된 사상에 의해서 그것은 찬양받을 만한 일이 되는 법입니다."
그들은 "신과는 아무런 관련도 없는 일"을 은밀히 행한 것이다.
수녀들은 내내 함께 있었다.
사람들과 사건과 시간 속에 말이다.
그녀는....
마차가 움직인다. 살 곳을 향하여
희망의 찬가가 울린다.
마침 배도 고프다.
삶이 준 지혜대로 준비한 음식이 있잖은가.
마시자.
먹자.
힘차게 나아가자 살 곳을 향하여!
아무도
그녀에게 먹기를 권하지 않았다.
아무도
그녀에게 곁을 내주지 않았다.
아무도
그녀하고는 관계가 없었던 것처럼
아무도
그녀의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그녀는
처음의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처음과는 달리
울고 있는 것이다.
눈물로 자신을 달래는 것이다.
아! 하나님하며
탄식이 나왔다.
이들은 바로 '나'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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