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5km를 걸었습니다.
걷다가 윤동주의 시가 떠 올랐습니다.
...
길.
잃어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의 호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길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풀 한 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담 저 쪽에 내가 남아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
호젓한 주변과 맞지 않는
낭만적인 시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