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로록(戒老錄), 늙음을 경계하라는 부제를 단 이 책을 종로의 알라딘 중고서적 판매점에서 만났다.
"이렇게 나이 들고 싶다"라는 제목이 요즘 내 "꼴 값" 못하는 것 같아 쓸쓸해 하던 나의 눈길을 사로 잡았는데, 저자인 소노 아야코의 다짐이나 동세대를 향한 당부의 말이 40 중반의 내겐 혹 맞지 않는 것 아닐까 하는 쭈뼛함도 있었음을 솔직히 시인한다.
아무튼 기대와 쭈뼛한 사이에서 읽어 내려간 소노 아야코의 다짐과 당부는, 내게 이 세상을 떠날 그날까지의 갖춰야 할 삶의 자세와 그때까지의 매일인 오늘을 어떻게 채워가야 할 것인지를 다짐할 수 있게 해 주었다.
늙어가는 것도 자연스런 것이고 죽음을 맞이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것이기 때문에, 오늘의 나에게 필요한 것인 당당함도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소노 아야코의 주장이 특히 마음에 남는다.
다음은 이 책의 밑줄 친 부분이다.
- '주겠지' 하고 기대하는 정신 상태는 제 구실을 할 수 있는 인간이라는 사실을 스스로가 포기하는 증거이다.
- 푸념을 해서 좋은 점은 단 한가지도 없다. 푸념은 산사태 같아서 한 번 시작하면 끝없이 계속되게 마련이다.
- 아무도 없어도 어느 날 낯선 동네를 혼자서 산책할 수 있는 고독에 강한 인간이 되고 싶다.
- 모든 것을 자기 혼자의 힘으로 해나가고 있다고 과신하는 데서 감사의 표현은 상실되어 간다.
- 세상은 온통 정의투성이가 된다. 그러나 세상은 날마다 그 정의를 스스로 타파한다.
- 공부라는 것은 조용히 시작해서, 조용히 지속하게 되면 언젠가 물이 흘러 넘치듯 그 성과가 나오게 되는 법이다.
- 매일 똑같은 일을 하는 것이 재미없다 하더라도 계속하는 끈기가 중요한 것이다. 그렇게 하다 보면 결국은 그것이 정말로 즐거워지게 된다.
- 불가능하더라도 끝까지 희망을 갖는 것이 좋다. 그것이 인간의 의무인 것이다. 고쳐지지 않아도 고치려 하는 그 과정이 중요하다. 돌이켜보면 우리들 모두는 이러한 과정을 살아 온 것이 아닐까? 여러가지 많은 야심과 꿈을 갖고 있었지만, 별로 생각한 대로 되지 않은 것 같다. 그러나 그 과정이 우리의 인생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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