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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이야기

내 마음과 상관없이 막은 올려야겠지.."의상을 입어라 Vesti la giubba"

by manga0713 2010. 11. 22.




시작인가?
정신과 마음이 혼란하구나
대사와 연기 모두 엉망이구나
그래도 해야지
아! 너는 인간이더냐? 하하하
너는 팔리아쵸(광대)일 뿐

의상을 입고 화장을 해라
저 아를레킨이 너의 콜롬비나와 놀아나도
웃어라! 팔리아쵸 그러면 모두 박수치고 환호한다
너의 고통의 마음을 웃음으로 바꿔라

아! 웃어라 팔리아쵸
너의 사랑과 고통 위에서
너의 고통에 웃어라
찢어지는 가슴을


엄청나게 슬픈 곡입니다. 죽음보다 더한 아픔이 가슴에 사무쳐 있어도 무대에 올라 관객을 위해 웃고 넘어지며 기쁨을 주어야 하는 자신을 무대로 이끌어 가는 그런 노래입니다.

이 곡, "의상을 입어라 Vesti la giubba"라는 '루제로 레온카발로'의 오페라 "팔리아치 Pagliacci"의 1막에서 주인공 '카니오'가 부르는 아리아 입니다.

카니오는 극단을 이끄는 사람이고요, 길거리에서 온갖 고생을 다 하며 그 극단을 키워 온 사람입니다. 그는 떠돌이 소녀를 자기의 팀으로 받아 들이며 온갖 허드렛일과 공연 보조와 뭐 더 심한 것 까지 맡기게 됩니다. 여러분 영화 '길' 아시죠? 그 상황을 떠올리시면 되겠네요.

카니오는 그녀를 자신의 놀이개처럼 부려왔지만 점점 사랑을 느끼게 되고 자신의 아내로 삼게 됩니다. 그녀의 이름은  '네다'입니다.

그러나 그의 사랑은 진정일 수 있어도, 받는 네다에게는 그것이 사랑일까요?

그녀는 그를 떠나려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로 가고자 합니다. 카니오는 그것을 압니다. 온갖 회한속에서 그녀를 이해하려 했지만 그녀는 돌아오질 않습니다. 극한 폭력으로 그녀를 회유하려 했지만 그것도 효과가 없었습니다.

아! 마음이 찢어질 듯 아파 옵니다.
아! 숨이 차오르며 어질거려서 앞이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내가 해 온 모든 것들이 오직 사랑 때문이라고 항변하고 싶지만 공허한 메아리 같습니다.

아! 시간이 다가옵니다.
타들어가는 나의 입술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막은 올라갑니다.

이 순간에 터트리는 노래니 얼마나 격정적이겠습니까?
그것을 반영하듯이 위의 비디오의 카루소가 부른 '팔리아치' 음반은 세계 최초로 100만장 판매고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곡은 'Mario del Monaco'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제일 좋은데요. 그는 "황금의 트럼펫"이라는 별명을 가질 정도로 강렬한 목소리의 테너(드라마틱)입니다. 들어보시지요.




비극적인 결말을 암시하듯 절규하는 그의 목소리가 가슴을 울리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