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은 이렇게 이별을 준비하고 계셨구나하는 느낌을 들게 한 책.
누구나 마지막을 향해 가고, 저마다 가는 모습은 다르지만, 무리한 주문은 하지 말아 달라는 선생님의 말씀이 조금해져 가는 마음에 콕 박혀, "그래! 무리하지 말자. 재촉하지 말자. 호미로 한 두덩 두 두덩 그렇게 김을 매며 가자꾸나." 속삭인다.
..............
내 마당의 꽃들이 내 말을 잘 듣는다고 해서 노랗게 피는 꽃 한테 빨갛게 피라거나, 분꽃처럼 저녁 한때만 피는 꽃 한테 온종일 피어 있으라는 무리한 주문은 안 한다.
자연의 질서를 긍정하고, 거기 순응하는 행복감에는 그런 불안감이 없다. 아무리 4월에 눈보라가 쳐도 봄이 안 올 거라고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 변덕도 자연 질서의 일부일 뿐 원칙을 깨는 법은 없다. 우리가 죽는 날까지 배우는 마음을 놓지 말아야 할 것은, 사물과 인간의 일을 자연 질서대로 지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가 아닐까. 익은 과일이 떨어지듯이 혹은 누군가가 거두듯이 그렇게 자연스럽게 죽고 싶다.
'책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수현] 그 청년 바보 의사 (0) | 2014.08.11 |
---|---|
[가토 다이조] 나는 내가 아픈 줄도 모르고 (2) | 2014.08.09 |
[히가시노 게이고]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0) | 2014.08.09 |
[에릭 시노웨이.메릴 미도우] 하워드의 선물 (0) | 2014.08.09 |
[마이클 달렌] 넥스토피아 미래에 중독된 사람들 (0) | 2014.08.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