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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고 싶은 말들

[온라인새벽기도] 열정과 깊이를 겸비하라

by manga0713 2021. 3. 17.

[ 안니발레 카라치 : 그리스도와 가나안 여인 ]

 

 

 

본문말씀 : 갈라디아서 1장 15-17절

 

15 그러나 내 어머니의 태로부터 나를 택정하시고 그의 은혜로 나를 부르신 이가 16 그의 아들을 이방에 전하기 위하여 그를 내 속에 나타내시기를 기뻐하셨을 때에 내가 곧 혈육과 의논하지 아니하고 17 또 나보다 먼저 사도 된 자들을 만나려고 예루살렘으로 가지 아니하고 아라비아로 갔다가 다시 다메섹으로 돌아갔노라

 

 

< 하나님의 선행적인 은혜 >

 참된 복음의 실체에 대해 말한 후 바울은 하나님의 은혜의 중요성을 자기의 변화된 삶을 통해 간증한다. 그는 객관적인 진리를 설명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복음이 자신에게 일으킨 변화에 대한 간증과 고백을 병행했다. 잘 정립된 학술적인 이론만으로는 생명력이 없다. 객관과 주관이 겸비될 때 진리의 역사가 힘 있게 나타난다. 객관에 치우치면 관념론에 빠지기 쉽고 주관에 치우치면 독선이 된다. 성경 공부와 영적 체험의 밸런스를 이뤄야 생명의 역사가 충일해진다.

 바울은 태어나기 전에 하나님이 먼저 택정하셨고 그 택정을 따라 은혜로 자신을 불러 이방에 십자가의 복음을 전파하는 소명을 주시자 그 소명에 즉각 응답했다(15-16절). 그의 간증은 하나님의 선행적인 은혜와 사랑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바울이 구원받고 인물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바울의 삶의 궤적을 통해 나타난 하나님의 선행적인 은혜의 열매였다. 가정생활과 교회생활에서도 믿음과 신뢰를 바탕으로 주어지는 선행적 격려와 사랑의 중요성을 잊지 말라.

 바울은 하나님은 자신을 부르실 때 행위를 보고 부르지 않고 먼저 믿고 불러주신 것에 감격해서 혈육과 의논하지 않고 즉시 부르심에 응답했다. 인간적인 생각과 계산적인 태도를 완전히 버리고 하나님만 바라보고 나아갔다는 암시다. 그런 열정을 따라 곧 무언가 큰일을 벌이고 큰 역사를 행할 것 같았지만 그는 마음속의 뜨거운 열정을 즉시 표출하는 대신 자신을 쓰임 받기에 합당한 존재로 다듬는 원료로 활용했다.

 바울은 받은 소명을 열정적으로 표출하려고 바로 예루살렘으로 가기보다 오히려 잠시 아라비아로 은거해서 ‘광야 신학교 3년의 기간’을 가졌다(17절). 인간적인 뜻과 생각을 초월한 바람직한 태도다. 하나님의 일을 잘 감당해 오래도록 영향력 있는 사역을 하려면 먼저 깊이 있는 내면을 준비하라. 잠깐 뜨거운 것으로 내가 가장 은혜 받은 것처럼 나서면 불필요한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

< 열정과 깊이를 겸비하라 >

 한 대학생이 3학년 여름방학 때 은혜를 체험했다. 그 후 신앙생활한지 2개월도 안된 상태에서 물불을 가리지 않는 뜨거운 전도자로 변했다. 그런데 뜨거운 열정만 가지고 전도하니까 눈살 찌푸리게 하는 일도 많이 일으켰다. 어느 날은 도서관에서도 큰 소리로 전도하는 몰지각한 행동을 벌였다. 뜨거움은 있었지만 균형과 지혜가 없었다. 그 뜨거움은 약 6개월쯤 지나면서 시들해졌고 대학 졸업 후에는 상당 기간 하나님을 떠났다.

 성도에게는 바울이 가졌던 아라비아 광야 기간이 필요하다. 열정과 깊이를 겸비하라. 열정을 뒷받침할만한 내면을 준비해야 하나님의 일을 오래도록 더 잘 할 수 있다. 깊이가 없이 열정만 있는 종교모험가가 되지 말라. 모험도 필요하지만 그 모험이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지 않도록 체험과 더불어 체험을 다듬는 아라비아 3년 기간을 두라. 바울에게 체험만 있었다면 위대하게 되지 못했을 것이다. 그는 자신의 체험을 아라비아의 3년 기간에 숙성시켰기에 위대하게 될 수 있었다.

 체험을 성경 말씀에 비추어 신학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신앙과 신학을 겸비하라. 신앙이 있다고 신학을 무시하지 말라. 말씀 중심적인 삶이란 방대한 성경에서 지엽적인 어떤 한 구절 말씀을 잘 따르는 것이 아니다. 그런 태도는 성경을 자기 합리화의 수단을 삼을 위험성도 크다. 체험이 성경 말씀을 통해 비춰보는 숙성 과정을 거처야 바른 소명으로 발전하고 그 소명이 큰 힘을 낳는다.

 체험의 신학화 과정이 없는 체험 신앙은 시간이 지나면서 흔들리는 갈대 신앙이나 하찮은 졸병 신앙으로 끝나버릴 수 있다. 체험을 숙성시키는 아라비아 광야의 3년을 중시하라. 신앙과 신학을 겸비하고 은혜와 진리를 겸비하고 뜨거운 가슴과 냉철한 머리를 겸비해서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는 균형 잡힌 믿음을 가지라. 하나님의 축복을 받기 전에 영혼의 흔들림을 제거해야 그 축복이 삶 속에 차곡차곡 쌓인다.

ⓒ 이한규목사  http://www.john316.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