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억하고 싶은 말들

[온라인새벽기도] 예수님의 마음을 가지라

by manga0713 2023. 4. 3.

[ 일리야 밀스타인 : A Library by the Tyrrhenian Sea ]

 

 

 

본문말씀 : 마태복음 26장 26-30절

 

26 그들이 먹을 때에 예수께서 떡을 가지사 축복하시고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이르시되 받아서 먹으라 이것은 내 몸이니라 하시고 27 또 잔을 가지사 감사 기도 하시고 그들에게 주시며 이르시되 너희가 다 이것을 마시라 28 이것은 죄 사함을 얻게 하려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바 나의 피 곧 언약의 피니라 29 그러나 너희에게 이르노니 내가 포도나무에서 난 것을 이제부터 내 아버지의 나라에서 새것으로 너희와 함께 마시는 날까지 마시지 아니하리라 하시니라 30 이에 그들이 찬미하고 감람 산으로 나아가니라

 

 

< 하나 됨을 추구하라 >

 지난주 월요일에 2번이나 총회 장소가 변경되는 우여곡절 끝에 저희 교회에서 C&MA(기독교선교연맹) KOREA 6차 총회가 열렸다. 초창기의 작은 총회가 가입자 수의 급증으로 정체성 혼란을 겪다가 지난 1년 동안에는 총회 리더십 사이에 법, 체제, 정직성 문제 등으로 인한 성장 통이 있었다. 그래서 이번 총회가 거룩한 성 총회가 아닌 세속적인 속 총회가 될까봐 염려했던 목사님들을 기쁘게 해 주고 싶고 일부 대의원의 발언 수위와 강도를 조금이라도 낮추고 싶어서 하나님의 지혜를 구했다.

 일단 말하는 입부터 즐겁게 만들려고 식사를 잘 대접하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래서 봉사자들이 식재료를 사는 데 물가가 너무 올라 재정 집사님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전화했다. “집사님, 이번 총회에 목사님들을 잘 대접하고 싶은데 재료비가 많이 드네요.” 그때 집사님이 대답했다. “목사님들이 멀리서 총회 참석차 오시는데 더 쓰셔도 돼요.” 그래서 좋은 재료를 쓰고 힘써 준비하니까 사먹는 비용보다 오히려 더 들었다. 그래도 섬기는 기쁨이 넘쳤다.

 그렇게 식사 준비를 하는데 총회 며칠 전에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목사님들이 멀리서 총회에 참석하는데 식사만으로는 부족한 것 같다. 작은 선물이라고 드리고 싶다.” 그래서 <365묵상>, <멀리서 보기>, <월새기(월간새벽기도) 4월호> 각각 한 권씩 총 3권을 선물로 드리기로 결정하고 둘째 딸한테 부탁했다. “얘야, 목사님들에게 선물로 책 3권씩 드리려는데 책을 넣을 예쁜 비닐 백을 사다 줘라.”

 총회 전날 주일에 청년들이 옹기종기 모여 도란도란 대화하며 기쁨으로 목사님들에게 줄 선물을 비닐 백에 넣는 모습을 물끄러미 보면서 속으로 생각하며 기도했다. “나눔의 기쁨을 배우며 알아가는 너희들이 진짜 복 받은 청년들이구나. 하나님! 저들이 앞으로 선물을 많이 주는 인생으로 살도록 인물이 되게 하소서.”

 제가 이번에 총회 폐회 예배 설교를 맡았다. 저는 <월새기> 집필 때문에 외부 설교는 거의 맡지 않는데 이번에는 목사님들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되어 드리려고 맡았다. 시간상 따로 설교를 준비할 수 없어서 교회 주일설교와 병행해 준비했다. 전체 준비한 내용 중 폐회 설교 때는 40%만 전하고 <온라인새벽기도>로는 50%만 전하고 주일설교 때는 70%만 전하고 <월새기>로는 100%를 전할 계획으로 설교를 준비했다.

 주일설교 때 총회에 참석하는 목사님들에게 줄 선물 얘기를 하자 주일 오후에 한 집사님이 판매가만 20만원이 넘는 알로페론 5종 선물 세트를 참석자 전부에게 선물로 드리라고 가져왔다. 고가 제품이라 좋은 줄 알면서도 사서 쓰기 힘든 제품을 부부가 참석하면 두 세트를 주니까 풍성한 선물을 준다는 생각에 기뻤다. 그런데도 멀리서 총회에 오느라 수고하는 목사님들에게 더 기쁨을 안겨드리고 싶었다.

 그때 더 줄 것이 없을까를 생각하다가 갑자기 한 가지 생각이 떠올라 판교에서 웨딩드레스 샵을 하는 첫째 딸에게 전화했다. “얘야, 이번에 총회에 참석하는 목사님들에게 좋은 기억을 남도록 선물을 주고 싶은데 드레스 30% 할인권을 목사님들에게 한 장씩 선물로 주면 어떻겠니? 네가 좋다면 할인권을 예쁜 편지봉투에 담아 드렸으면 좋겠다.”

 첫째 딸도 목사님들에게 선물한다니까 좋아했다. 어떤 사람은 70만 원짜리를 100만원 부른 후 30%를 할인해 그대로 70만원을 챙기지만 첫째 딸은 정직해서 그런 일이 없을 줄 알기에 총회 때 웨딩드레스, 파티드레스, 이브닝드레스, 돌드레스 등 원하는 사람은 이용하라고 했다. 그러자 목사님들이 넉넉한 미소를 지으며 좋아했다.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총회 당일에 한 집사가 명품 치약 2종류를 가져와서 그것도 한 세트씩 모든 참석자들에게 선물로 나눠주었다. 그러면서 총회 호스트로서 누추한 곳에 방문해 주신 것이 고마워서 정성스럽게 준비한 선물이니까 기쁘게 받아 달라고 했다. 그러자 총회 전부터 생각 차이로 큰소리가 많이 날 것이라고 가장 염려했던 총회가 처음부터 끝까지 존중심과 배려심이 넘치는 가운데 가장 은혜롭게 마치는 반전의 역사가 일어났다.

 같은 배를 탔어도 어떤 면에서는 생각이 얼마든지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생각이 달라도 얼마든지 하나 될 수 있고 몸은 떨어져 있어도 마음으로는 하나 될 수 있고 예수님 안에서는 더욱 하나 되어야 한다. 편향성을 버리고 배타성을 배타하라. 성도간의 차이를 단점이 아닌 장점으로 승화시키는 거룩한 감수성을 가지라. 그런 감수성을 일깨우는 의식이 있다. 바로 예수님의 최후의 만찬을 기반으로 제정된 성찬식이다.

< 음지의 헌신자가 되라 >

 무교절 첫날에 제자들이 예수님께 물었다. “유월절 음식 잡수실 것을 우리가 어디서 준비하기를 원하시나이까?” 예수님이 대답하셨다. “성안 아무에게 가서 이르되 선생님 말씀이 내 때가 가까이 왔으니 내 제자들과 함께 유월절을 네 집에서 지키겠다 하시더라 하라.” 마태는 ‘아무’라고 하면서 만찬 장소 제공자의 이름을 감추었다. 그 아무개는 요한 마가의 아버지라는 견해도 있고 개심한 니고데모나 부자였던 아리마대 요셉이란 견해도 있고 부유했던 예수님의 무명의 친구였다고 주장도 있다.

 예수님이 그 아무개에게 “선생님 말씀이 내 때가 가까이 왔으니 내 제자들과 함께 유월절을 네 집에서 지키겠다.”라고 하라고 한 말씀을 보면 그 아무개는 예수님을 선생님으로 여길 정도로 존경했고 예수님의 부담스런 부탁을 기꺼이 들어 줄 정도로 예수님을 위해 헌신한 ‘유력한 음지의 헌신자’였을 것이다. 그처럼 하나님이 아무 때나 쓰실 수 있는 유력한 음지의 헌신자가 되고 거룩한 사명자의 영적인 배경이나 음지의 동역자가 되라.

 새벽에 소리 없이 내리는 이슬로 인해 만물이 살찌게 되듯이 참된 우정과 동역은 소리 없는 헌신적인 행동을 통해 나타난다. 말로는 친구를 아낀다면서 친구를 돈을 빌리는 대상이나 자리나 인맥을 얻기 위한 이용 대상으로 여기면 그 관계는 조만간 깨진다. 복된 인간관계를 원하면 말과 생각으로만 사랑하지 말고 소리 없는 행동으로 사랑하고 헌신하라. 그때 하나님의 이슬 같은 은혜가 소리 없이 삶에 넘치게 될 것이다.

< 예수님의 마음을 가지라 >

 제자들이 예수님이 시키신 대로 무명의 헌신자의 집에 있는 큰 다락방에서 유월절 식사를 준비했다. 날이 저물 때 즉 목요일 저녁 6시 경에 최후의 만찬석상에서 예수님이 열두 제자와 함께 앉으셨다. 그리고 식사하실 때 제자들 중에 한 사람이 자신을 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때 가룟 유다는 모른 척 하고 물었다. “랍비여, 나는 아니지요?” 그때 예수님이 직설적으로 “네가 말하였도다.”라고 하셨다. 그러자 가룟 유다는 그 현장을 박차고 나갔다.

 가룟 유다가 떠나고 예수님은 떡을 가지고 축복하신 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말씀하셨다. “받아먹으라. 이것은 내 몸이니라(26절).” 성만찬에서 떡을 먹는 것은 예수님과 하나 됨을 상징한다. 떡을 먹은 후 예수님은 잔을 가지고 다시 축복하시고 제자들에게 주시며 말씀하셨다. “너희가 다 이것을 마시라. 이것은 죄 사함을 얻게 하려고 많은 사람을 위해 흘리는 내 피 곧 언약의 피니라(27-28절).” 성만찬에서 포도주를 마시는 것은 예수님의 피로 죄 사함 받는 것을 상징한다.  

 성찬식 후에 예수님과 제자들은 함께 찬미하면서 체포당할 장소인 감람산으로 나아가셨다(30절). 결국 성찬식은 ‘예수님과 한 몸’임을 확인하고 동시에 ‘예수님 안에서 한 몸’임을 확인하면서 서로 사랑할 것과 고난 중에도 찬송과 감사를 잃지 않을 것을 다짐하는 의식이다. 예수님의 십자가는 하늘과 땅을 연결해주는 사닥다리이고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구름다리다. 그 십자가를 지고 자기 마음대로 살지 말고 자기 마음을 드리며 하나 되기에 힘쓰라.

 어느 날 한 아이가 술래잡기 중에 폐가 부엌에 숨었다가 구석에서 고양이의 반짝이는 눈을 보고 놀라서 뛰쳐나왔다. 고양이가 거기서 출산 후 새끼들을 돌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 얘기를 듣고 아버지가 말했다. “얘야! 새끼 낳느라고 사지를 넘은 한 생명을 잘 보살펴 주어야지.” 그리고 어머니에게 죽을 쑤게 해서 고양이를 먹여 주었다. 그 아버님의 생명 교육이 그의 마음에 깊은 교훈을 남겨서 나중에 목사가 되었다. 다른 생명의 아픔에 공감하는 예수님의 마음으로 하나 되기를 힘쓰고 그것을 위해 최대한 자기 것을 나누라

 힘써 나누면서 기도하라. “하나님! 재정을 잘 쓰려고 애쓰는 저희 교회를 기억해주셔서 인물을 만나게 하시든지 아니면 저희 중에 인물이 나오게 하소서. 그래서 멋지게 나누어 많은 생명을 일으키고 한국 교회에 나눔의 바람을 일으키는 모델 교회가 되게 하소서.” 그렇게 소중한 뜻을 품고 나아가면 하나님이 음지의 헌신자를 붙여주셔서 교회의 소중한 꿈을 이뤄 주시고 선교 사역도 지속할 수 있도록 도와주실 것이다.

 성찬식에 참여할 때마다 ‘예수님과 한 몸’임을 확인하고 동시에 ‘예수님 안에서 한 몸’임을 확인하면서 사랑과 나눔을 새롭게 다짐하라. 사람을 너무 믿지 말고 그저 최대한 믿어 주라. 그리고 누군가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위해 하나님이 감동하시면 내 것을 힘써 나누고 나눌 때는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 손이 모를 정도로 나누는 음지의 헌신자가 되어 많은 사람을 양지로 이끄는 복된 심령이 되라.

ⓒ 이한규목사  http://www.john316.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