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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고 싶은 말들

천년을 사는 법

by manga0713 2012. 1. 30.



이조 세종 때였습니다. 찌는 듯이 무더운 여름날 악학도감에서 옥과 돌로 편경을 만들던 장인들이 슬금슬금 자리를 떴습니다. 너무나 무더워 도저히 앉아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악학별좌 박연(朴堧)은 더위도 잊은 채 열심히 경돌만 다듬고 있었습니다. 장인들이 돌아온 것은 해가 거의 넘어간 뒤였습니다. 이 때 박연이 말했습니다. ‘우린 천년을 살 사람들이네. 이만한 더위쯤은 참고 견뎌야지. 좋은 악기는 천년을 두고 연주가 되니 그 악기를 만든 사람도 천년을 사는 거지’ 악기의 아름다운 선율 뒤에는 그만큼 아름다운 한땀한땀의 정성이 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노고는 그래서 더 값진 것입니다.

[CBS 1분 묵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