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오늘을 살지요 3>
새벽 첫 차로 나가
그 시간에도 꽉차
신기해
다들 노인들이셔
가끔 네잎 클로바 같은
청년들도 끼긴 해
다들 친하셔
누구는 어디에서 타고
누구는 어디에서 내리고
그래서인지 자리 앉는 순서도
정해져 있어
이상하지만 이해는 해
다들 사정들을 아시는가 봐
이 얘기 저 얘기가 돌면
모두가 되지도 않는 말로
적당히 맞장구를 쳐 주셔
신기한 건
무소음 모드의 이어폰을 뚫고
소음이 아닌 사는 얘기들이 들린다는거야
그 새벽부터
이미 아는 것을 오직 실감하기 위해
소통들을 하시는 걸 보면
사람은 언제나
인정받고 싶은건가봐
나라는 존재가
타인에게 받아들여진다는 건
참기쁜 일이지
잠깐 생각했어
나는 나를 얼마나 받아들이는 걸까
나는 너를 얼마나 받아들여야 하는걸까
존재를
'얼마나'라는 양으로 표현한다는 게
아쉽긴 하지만
그냥 그대도 받아들이는 것 같아
나도 너도 시간도
#나는나로서
#너는너로서
#소중합니다
#나는나를
#또너를그대로받아들입니다
- 그림 : #육심원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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