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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그래도 삶은 계속된다.."분노의 포도 The Grapes of Wrath"

by manga0713 2010. 11. 1.



"분노의 포도"는 1939년에 쓰인 '존 스타인백'의 동명 소설을 1940년에 '존 포드'를 감독으로 영화화한 것입니다. 이 영화의 각본에는 원작자인 '존 스타인백'이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존 포드하면 서부극의 대명사인데요, 이 작품을 통해서 인간의 존엄성을 정밀하게 보여준 것으로 찬사를 받습니다.

영화는 미국 중부 오클라호마의 빈농의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 줍니다.
땅이 그저 하늘에게서 허락된 선물인 것으로 알며 순전하게 땅을 파며 정직하게 땀을 흘리고 소중한 소득을 감사하며 살던 가족들에겐 땅이 비즈니스의 중심이 된 것, 농사도 비즈니스임을 인정하는 것, 나와 내 가족이 가난한 족속일 뿐임을 인정하는 것이 무척이나 힘이 듭니다.

그러나 살아야하기 때문에 나의 현실의 삶이 나만의 것이 아닌, 나의 후손들의 삶과 연결되기 때문에 그들은 서부로 서부로 달려 갑니다.

달려 간 그 곳엔 희망이 있을 줄 알았습니다. 지금까지의 수고가 열매가 되어 돌아올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세상은 또 그들에게 주어진 낮은 위치의 삶은 그렇게 녹녹하지 않습니다.

영화는 우리에게 슬픔과 분노와 희망을 이야기 합니다.
허락된 삶을 그저 살아가는 것이 아닌 진정으로 살아내는 것이어야 함을 가르쳐 줍니다.

원작 소설에 나와 있는 이 가족의 아버지와 어머니의 대화를 마지막으로 소개하며 이야기를 마치겠습니다.

어머니가 위로하듯이 말했다.
"여자들은 남자들보다 더 잘 변해요. 여자들은 삶을 모두 가슴에 품고 있고, 남자들은 머리에 품고 있죠. 당신은 신경쓰지 말아요. 어쩌면...그래요, 어쩌면 내년쯤에는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도 몰라요."

아버지가 말했다.
"우린 지금 가진 게 하나도 없어. 앞으로 일자리도 없고 수확도 없는 계절이 오래 계속될거야. 그럼 우린 어떻게 하지? 먹을 걸 어떻게 구하지? 로저샨이 아이를 낳을 때도 멀지 않았는데. 생각하기도 싫어. 그래서 생각을 안 하려고 계속 옛날 일만 파고 있는 거야. 이제 우리 인생은 끝난 것 같아."

"그렇지 않아요." 어머니가 미소를 지었다.
"그렇지 않아요, 여보. 여자들은 그런 걸 알 수 있어요. 살면서 보니까 그렇더라고요. 남자들은 단계별로 인생을 살아요. 아이가 태어나고 사람이 죽는 것, 그게 또 한 단계죠. 농장을 일구고 농장을 잃는 것. 그게 또한 한 단계예요. 하지만 여자들에게 삶은 전부 하나의 흐름이예요. 개울처럼, 소용돌이처럼, 폭포처럼, 강처럼 그냥 계속 흐르죠. 여자들이 보는 인생은 그래요. 우린 그냥 죽어서 사라지는 게 아니예요. 사람은 계속 살아간다고요. 조금 변하기야 하겠지만, 삶은 계속되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