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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헤더 구덴커프] 침묵의 무게

by manga0713 2010. 9. 30.



주요 등장인물

- 칼리        :  주인공. 일곱 살 소녀로 네 살 이후 말을 하지 않는다.
- 벤           :  칼리의 자상한 오빠
- 안토니아  :  칼리와 벤의 엄마
- 그리프     :  칼리와 벤의 아빠. 알코올 중독자이며 의처증이 있다.

- 페트라     :  칼리의 단짝 친구이며, 어느 날 새벽 집에서 사라진다.
- 마틴        :  페트라의 아빠
- 필다        :  페트라의 엄마

- 루이스     :  부보안관, 안토니아의 고향 친구이자 첫사랑이다.


두 가족과 한 사람의 이웃, 부보안관.
서로를 많이 아는 듯 이성의 힘으로, 예의라는 잣대로 인정되는 선까지만 관계를 이어왔던 사람들.
그 사람들 한 사람 한 사람이 독자에게 이야기를 전해주는 이 책은 독자가 누구이든 상관없이 등장인물중의 하나로 변하게 만들고 이야기와 사건의 주인공으로 현장에 있게 만드는 능력이 있다.

자신의 선택으로 가정으로 이루게 되었다는, 그로말미암아 현재의 아픔과 미래의 불안이 자기 잘못이라고 스스로를 옥죄는 엄마. 그것이 아이들에게, 이웃에게, 사랑하던 연인에게, 아니 자기 자신에게 들킬까 두려워 더욱 깊이 아이들을 사랑하는 엄마. 더더욱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에게 '말'을 앗아간 죄책감에 빠져 있는 엄마.

그 모든 아픔을 감싸며 지켜주려 하는 아이들, 서로에게 친구가 되고 위안이 되며 피난처가 되어주는 남매

모든 것을 팽개쳐 버릴 정도로 술독에 빠진 아빠라는 인간. 이 인간의 죄는 그 잘난 '말'에 있다.

지긋한 노총각으로 있다가 나이 차이 많은, 진정 사랑하는 여인과 결혼하여 가정을 꾸미고, 사랑이 깨질 듯 염원하던 딸을 얻어 모든 것을 쏟아 붓던 부부.

어느 날 두 가정을 송두리채 불태워 버린, 사건...

"아이들이 사라졌어요!"

내 집에서, 내가 지키고 있는 내 집에서, 나의 목숨보다 더 소중한 나의 딸이 사라졌어요.
아빠~, 엄마~ 소리도 내지 못하고 사라졌어요....

가슴이 무너지는 듯
하나님이 나를 버리시는 듯
이 모든 것이 내 탓인 듯

혹여, 남의 아이까지도....

지금도 사랑이 남아 있음을 나 자신도 인정하기 싫은데
사랑하는 여인이 아파하고 있다.
사랑하는 내 여인의 아이들이 아파하고 있다.
사랑하는 내 여인의 아이가 사라졌다

어떻게 100여미터나 떨어져 있는 두 집에서, 동시에 그것도 세상에 가장 친해서 서로의 말이 되었던 두 소녀가 사라지게 된 걸까?

혹시, 그 자가....

속도감이 넘치는 책이다.
감정이입을 넘어 완전히 등장인물이 되는 책이다.
속도감에 끌려 다니며 아픔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마도 상처에 대한 이해가 아닐까?

그렇다. 저자인 헤더 구덴커프는
Broken Heart, 상한 심령, 어린 시절의 상처가 주는 아픔, 망가진 가정의 희망 없는 현실이 주는 고통을 침묵으로 전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 침묵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 것인지, 그 침묵의 댓가가 얼마나 큰 것인지를 알려주는 것이다.

칼리의 말 트임으로 전해 준 해갈과 메시지는 "그래도, 사랑이 희망이다."

저자의 탁월함(더군다나 이 책이 첫 작품이란다.)에 박수를 보낸다.

침묵의 무게
국내도서>소설
저자 : 헤더 구덴커프 / 김진영역
출판 : 북캐슬 2010.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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