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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67

[박완서]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어린 날 한 때의 이야기 입니다. 아버님이 소천하시고 흘러 간 시간과 그 만큼의 고단한 삶에 매몰되어 갈 때 였습니다. 고생하시던 어머니가 이웃의 한 남성과 다투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다투는 것이 아니라 거친 그 자에게 어머니가 일방적으로 당하시고 계셨지요. 어린 피는 분노를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혈기를 부린 것이지요. 그 자도 마음이 힘들었을 것입니다. 저녁 나절 집 까지 찾아와 행패를 부리더군요. 어머님 말씀대로 밖으로 나가 정중하게 사과를 하였습니다. 저도 사실 죄를 지은 것 같아 무섭고 떨려 그 시간까지 멍한채로 앉아 있었습니다. 그러나 내게 돌아 온 것은 보복의 폭력이었습니다. 참을 수 없었겠지요. 나는 참아야 했습니다. 순간, 세째 누님이 눈물을 흘리며 달려 들었습니다. "이 아이가 어떤 아.. 2012. 3. 3.
[최재천] 통섭의 식탁 최재천 교수. 수년 전 '통섭'이라는 제목의 책을 내놓아 세상과 나의 가슴에 한 줄기 빛을 주시더니만, 이번에는 책을 그저 자랑삼아 읽어대는 나의 모습에 부끄러움을 가득 남겨 놓으며 편식이 얼마나 어리석은 것인지, 과시하면서 먹는 밥이 몸을 보하기는커녕 어떻게 상하게 하는지를 알게 해 주었다. 또한 부러움의 겹은 더 두터워져 어찌 이렇게 많은 음식을 드셨을까... 어떻게 이런 많은 음식들의 깊은 맛을 하나 하나 느끼고 새겨 놓을 수 있을까... 등등 부러움과 샘이 이루 말 할 수 없이 채워 놓았다. 통섭의 식탁. 풍성하다.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의 진수성찬이 준비되어 있음에도 독자들이 떡 벌어진 수 많은 음식들에게 질려 정작 배불리 먹지 못한 채 즐겨 먹는 것에만 젓가락질 하는 것을 염려하며 배려의 식탁으.. 2012. 2. 19.
[김훈] 흑산 김훈 선생님의 "흑산"은 이 땅에 천주교가 조용히 들어와 조용히 퍼져 나갈 때, 시끄럽게 죽이고 조용히 죽음을 맞이해 가는 사람들이 섞여 있는 그 때와 그 사람들을 주인공으로하는 소설 입니다. 부족한 자의 눈으로는 김훈 선생님의 역사소설들은 전면에 내세우는 이순신이나 우륵이나 산성의 벼슬아치들의 모습만이 아니라 그들과 함께 살아 내지만 살아 있었다는 기록이 전혀 없는 우리네를 주인공으로 합니다. "흑산"에도 원래 그들의 속에 있었던 것 같이 쉽게 받아 들여지고 살아갈 힘이 되었던, 교리라고 하는 그 무언가를 받아 들이고 익히고 기대하며 기다리고 살아가는 천주교인들이 우리네의 모습으로 나옵니다. 선생께서 독자를 생각하시어 하나 둘 익숙한 이름을 붙여주고 주인공 삼으신 것이지요. 기독교인인 나는, 신앙을 품.. 2012. 1. 16.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교수의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는 원하는 것을 얻게 해주는 협상의 기술을 이야기 해 주는 책입니다. 책 뒷 표지에 소개된 '제대로 시켜라'의 저자 류랑도님이 평한 글, "어떻게 하라는 얘기도 없이 올바른 자세만 강조하는 변죽만 울리는 책이 아니다. 마땅히 취해야 할 태도가 아닌 일상의 생활방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이 책은, 성과를 내는 협상을 위해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엣지 있는 'Powerful App' 이다."와 같이 실제의 상황에 즉시 적용 가능한 협상의 실용서라 하겠습니다. 13년 연속 와튼스쿨 최고 인기 강의의 내용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이라고 하니 이 말 하나만으로도 그 내용을 가히 짐작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협상에 대한 지금까지의 저의 생각은 '목적을 잃지 않.. 2012. 1.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