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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김훈] 남한산성

by manga0713 2011. 12. 14.



'남한산성'은 병자호란, 치욕의 항복이 있던 때의 이야기 입니다.

뮤지컬을 보며 가슴치고 울분하고 쓸쓸하며 화가났던 마음이 이야기를 들으며 더 울분하고 더 쓸쓸하고 더 화가났습니다.

저는 민초라는 말을 싫어합니다.
잡초라고 받아 들여기지 때문입니다.
끝없이 나고 자라는 강인함의 잡초가 아니라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부는대로 밀려가고, 밟으면 밟는대로 쓰러져야하는 운명의 뿌리를 지닌 아픔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당면한 일을 당면할 뿐이다."

이야기는 나라와 백성과 자신이 백척간두의 위기에 설 때 나라 안에서 또 백성 안에서 자신의 위치에 따라 "다만 당면한 일을 당면하는" 저 마다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왕이 당면한 일을 당면하는 모습
중신들이 당면한 일을 당면하는 모습
백성들이 당면한 일을 당면하는 모습
청나라 황제와 장군과 군이 당면한 일을 당면하는 모습

세상사 물과 같아 자연의 이치를 따라 흘러 가고 흘러 들어온다 하지만, 저 마다의 당면한 일을 당면하여 지나 간 그 자리에 물이 들고 볕이 들고 사람이 들어 다시 흘러 가는 것을 보고 있자니 왠지 쓸쓸한 마음이 금할 길 없었습니다.

어린시절 그 때의 이야기를 들을 때도, 드라마를 통해 한껏 감정이입을 할 때도, 몇년 전 뮤지컬을 보며 가슴을 칠 때도 내겐 주적이 있었습니다.

저런 놈, XX같은 놈
놈 놈 놈

그때는 결과만을 놓고 본 것입니다. 당시의 현재 상황 속에서 그때를 바라 볼 수 밖에 없어서 그랬습니다.

이야기를 읽어가며 아직도 가슴이 불이 나지만, 분명 달라진 것은

죽일 놈이든 살릴 놈이든
내 맘과 같든 같지 않든

"다만 당면한 일을 당면해 가는" 군상들을 이해해 가고 있다는 것 입니다.

이 책, 이 이야기 참 재미납니다. ^^

다음은 이 책의 밑줄 친 부분입니다.

- 다만 당면한 일을 당면할 뿐이다.
- 버티지 못하면 어찌 하겠느냐. 버티면 버티어지는 것이고, 버티지 않으면 버티어지지 못하는 것 아니냐...죽음을 받아들이는 힘으로 삶을 열어나가는 것이다.
-
사물은 몸에 깃들고 마음은 일에 깃든다. 마음은 몸의 터전이고 몸은 마음의 집이니, 일과 몸과 마음은 더불어 사귀며 다투지 않는다.
-
강한 자가 약한 자에게 못할 짓이 없고, 약한 자 또한 살아남기 위하여 못할 짓이 없는 것이옵니다.

남한산성 - 2010 서울대 도서관 대출 2위
국내도서>소설
저자 : 김훈
출판 : 학고재 2007.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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