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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244

[김훈] 칼의 노래 김훈 선생님의 "칼의 노래"는 이순신 장군의 이야기 입니다. 왜란에 임하는 이순신 장군의 마음을 시간의 흐름을 쫓아 독백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읽는내내 빨려 들어 전장터를 달리는 내 자신을 쉽게 빼 내올 수 없게하는 김훈 선생의 필력도 대단하시지만 나를 온전히 붙들어 맨 것은 장군의 "쓸쓸함"이었습니다. 장군은 자신의 한계를 알고 계셨던 것 같습니다. 능력의 한계나 자신감의 결여가 아닌 충(忠)을 위하여 흘려내는 피의 결과가 전쟁의 승(勝)으로 나타날 것임을 확신하였으나 충(忠)의 대상이 장군에게 내려 줄 평가에 대한 한계였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남자로서 부러운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것은 죽음에 대한 장군의 선택이었습니다. 비록 그것이 내몰린 것이라 할 지라도. 내가 죽어야 할 모습과.. 2011. 12. 7.
[주제 사마라구] 눈뜬 자들의 도시 주제 사마라구, 이 분의 글은 어느 것이나 욕심내게 된다. 그런 나에게, "눈먼 자들의 도시" 후에 그 속편인 이 책을 헌 책방에서 발견한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더군다나 나를 눈을 붙들고 한동안 서 있게 만든 그의 말..... "우리는 진실을 말 할 때도 계속 거짓말을 하고, 거짓말을 할 때도 계속 진실을 말한다." 무엇이 진실인지, 무엇이 거짓인지 보고 있는 것인지,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인지 못 믿는 것인지, 안 믿는 것인지 "눈먼 자들의 도시"에서는 사람들의 눈이 그 기능을 상실하여 온 세상이 하얗게만 보였다. 아니 하얗게 보인 것이 아니라 하얗게 밝은 데 아무 것도 볼 수 없었다. 그 아비규환의 날들 후 4년 "눈뜬 자들의 도시"에서는 모든 사람들의 눈은 온전히 그 기능을 유지하고 있다. .. 2011. 12. 6.
[박완서] 옳고도 아름다운 당신 박완서 선생님의 글은 항상 감동이다. "어쩜 이리도 맛깔나는 글을 쓰실까.", "어쩜 이리도 내 삶의 모습을 그려내실 수 있을까.", "어쩜 이리도 우리네 사는 모습을 담아낼 수 있을까." 등등등 그런 마음의 존경과 동경과 가까움을 가지고 있는 내게 이 책과의 만남은 말 그대로 우연이 주는 선물이었다. 고객사로 가는 길은 두 갈래다. 한 길은 바로 가는 것이고, 또 한 길은 돌아 가는 것이다. 멍한 걸음으로 돌아가는 길을 택하게 된 그날, 갈아 타려 내려야 할 정거장도 하나 전에서 내리 게 된 그날. 내 눈 앞에는 "알라딘 중고 서점"이 입 벌려 유혹하고 있었다. 내려가 짐짓 든 것이 많은 듯 눈을 희번덕거리다 만난 것이 이 책이다. 박완서 선생님의 작품이라는 것 또한 기쁨 그 자체인데 더군다나 '묵상집.. 2011. 11. 21.
철도원 [아사다 지로] 철도원. 맞습니다. 영화 '철도원'의 원작 입니다. 철도원, 러브레터 등 8개의 이야기를 한 묶음으로 한 책이지요. 지은이는 '아사다 지로'인데요. 이 분은 야쿠자 출신이라고 하네요. 이 책뿐만 아니라 여러 곳에서, 아사다 지로에 대한 평가는 "타고난 이야기꾼"이라는 것이 대부분인데요. 단지 이야기 꾼만이 아니라, 사람의 아픔을 다룰 줄 아는 작가인 것 같습니다. 이 책의 두번째 이야기 'Love Letter'중의 한 대목을 보실까요. 이 Love Letter는 우리에게 '파이란'이라는 제목의 영화로 알려진 작품입니다.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고로 씨에게. 아무도 없는 사이에 살짝 편지 쓰고 있습니다. 누운 채로, 한 쪽 손으로, 서투른 글씨 미안합니다. 병원에 오고 나서 계속 이야기 안 합니다. 일본말.. 2011. 11.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