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말씀 : 출애굽기 21장 26-27절
26 사람이 그 남종의 한 눈이나 여종의 한 눈을 쳐서 상하게 하면 그 눈에 대한 보상으로 그를 놓아 줄 것이며 27 그 남종의 이나 여종의 이를 쳐서 빠뜨리면 그 이에 대한 보상으로 그를 놓아 줄지니라
< 공의의 하나님 >
모세의 율법을 보면 주인이 종의 한 눈을 쳐서 상하게 하거나 이를 쳐서 빠뜨리는 경우에 그 눈과 이에 대한 보상으로 종을 놓아주라고 했다(26-27절). 이는 상전의 무분별한 폭행으로부터 종을 보호해주는 율법이었다. 훗날의 로마법이 종의 권익을 전혀 인정하지 않은 것과 비교해볼 때 모세 율법은 공의와 사랑이 넘치는 법으로서 당시 종은 주인의 소유물로 여겨졌어도 종의 기본적인 인권마저 외면한 것은 아니었다.
자세히 보면 모세의 율법은 한편의 권익만 보호하지 않고 쌍방의 기본 권리를 보호하는 데 역점을 둔 율법이다. 그처럼 공의를 철저히 수호하면서도 근본적인 사랑의 정신을 잃지 않고 있는 것이 모세 율법의 특징이다. 결국 모세의 율법은 하나님이 인간의 기본적인 인권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계심을 잘 알려준다.
‘인권’은 하나님으로부터 부여받은 것으로서 무엇보다 앞세워야 할 최상의 가치다. ‘인권’은 영어로 ‘human rights’라고 한다. ‘right(옳은, 바른)’이란 단어가 내포한 뜻대로 인권은 가장 옳고 바른 가치 중 하나다. 요새 ‘인권’을 주장하면 급진적인 사람처럼 인식된다. 사람들이 당연하게 여기는 문제에 의문을 제기하고 시정을 요구하기에 급진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성경은 세상의 어떤 문서보다도 ‘인권’의 가치에 깊이 주목하고 있음을 잊지 말라.
하나님은 공의의 하나님이다. 왜 율법이 필요한가? 저절로 공의가 지배하는 세상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세상을 지배하는 원리는 ‘공의’보다 ‘힘’이 될 때가 많다. 그래서 세상이 내세우는 정의는 대개 강자의 이익과 편의를 대변한다. 돈이 있고 힘이 있는 사람들의 의도대로 법이 적용되면 ‘유전무죄, 무전유죄’란 말이 생긴다. 그런 세상에 공의의 기초가 서도록 하나님은 율법을 주셨다.
< 무너진 세상을 바로잡으라 >
요새 감옥에 갇힌 사람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돈이라고 한다. 돈이 있었다면 자기 형량도 줄었을 것이고 감옥에도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여긴다. 문제는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불의하게 보면서도 정작 자신은 그런 현실 때문에 꼭 돈을 벌어야 하겠다는 한 맺힌 마음을 가지는 것이다. 그런 마음도 불의한 마음이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구호는 정신을 차리고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구호이지 한을 품고 돈을 추구하는 구호로 삼으면 안 된다.
하나님의 관심은 공의가 무너진 세상을 바로잡으려고 하는 것에 있다. 성도는 그런 하나님의 일에 동참하도록 부름 받은 존재다. “좋은 게 좋은 거다.”라고 말하지 말고 “옳은 게 좋은 거다.”라고 말할 줄 아는 원칙주의자의 길을 때로는 기쁘게 가라. 공의가 바로 서야 모두가 존엄을 누리며 사는 세상이 온다.
하나님은 굴욕감을 느끼는 사람이 줄어드는 세상을 만들려고 율법을 주셨다. 율법의 기본 정신은 사랑과 존중에 있다. 율법이 없으면 세상은 힘에 의해 난도질을 당하고 수많은 편견과 차별로 인해 영혼이 질식되고 결국 힘이 정의가 되는 세상이 펼쳐진다. 그냥 두면 사회는 저절로 불의하게 흘러가기에 그 흐름을 막아내기 위해 율법과 말씀이 필요한 것이다. 성도는 부강한 나라를 만드는 꿈도 꾸면서 모두가 인간적 존엄을 누리며 사는 나라를 만드는 꿈도 꿔야 한다.
유대 사회에서 절기 축제에 참여하는 부잣집 자녀들은 허름한 옷을 빌려 입을 때가 많았다. 옷차림에서 차별이 느껴지면 축제가 진정한 축제가 될 수 없기에 가난한 집 아이들이 굴욕감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한 것이다. 왜 사랑이 넘치는 선교 후원자들이 은밀한 후원을 즐겨하는가? “내가 돕는다!”라고 사방에 알리면 자신의 명예는 올라가도 도움 받는 사람의 명예가 깎일 수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그런 아름다운 마음들이 있을 때 세상은 하나님의 평화로 넘치게 된다.
ⓒ 이한규목사 http://www.john316.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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