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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244

우선 주사부터 한 대 맞고 시작하지! "공중그네 [오쿠다 히데오]" 무척이나 의미심장한 재미를 주는 책입니다. 이라부 이치로라는 하마같은 덩치의 정신과 의사를 제외하면 등장인물 모두가 어쩌면 나와 같은 모습, 아니 한때의 나와 같은 정신증들을 같고 있는 것 같아 친근감을 더해주더군요. 어쩌면 이라부 이치로와 같은 삶의 모습을 나와 우리네가 염원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지요. 서슬시퍼런 야쿠자의 잘 나가는 중간보스이면서도 뽀족한 것에 대하여 공포를 느낀다는 '선단공포증'의 소유자. 공중그네의 날아다니는 플라이어, 그것도 7년 경력의 베테랑, 자꾸 떨어지는 이유를 파트너의 심술로 확신하는 서커스 단원. 뭔가 일탈을 하고싶은 욕구, 특히 장인의 가발을 벗기고 싶어하는 강박에 사로잡힌 '강박신경증'의 의사. 10년 경력의 프로야구 3루수, 3루수가 1루에 공을 뿌리지 못하다니. 인.. 2010. 11. 19.
나는 얼마나 매운 사람일까? "페페로니 전략 [옌스 바이트너]" 예전 한 직장에서 모시던 분의 말씀이 기억납니다. 제가 많이 의지하고 지금도 존경하는 분이신데요. 어느 날 저를 불러 놓고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사람좋은 '아무개'로는 안된다." 당시 제겐 무척이나 충격적인 말씀이었습니다. 회사 내에서 저랑 친하지 않는 사람은 그 사람이 이상한 사람이다라는 말을 들을 정도였던 제게는 어쩜 당연한 것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지금도 가끔 이 말을 되새기며 마음을 다 잡곤하지요. 직장생활에서 좋은 상관, 좋은 선배를 만난다는 것이 이런 것인가 봅니다. 옌스 바이트너의 "페페로니 전략"은 부제처럼 "내 안에 숨어있는 20% 매운맛"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우선 '페페로니 지수 테스트'를 통해서 우리 자신이 매운 페페로니인지 달작지근한 파프리카인지를 확인 해 보는 것이 .. 2010. 11. 18.
그를 묶어 놓은 것은 무엇일까? "용의자 X의 헌신 [히가시노 게이고] 이시가미는 고개를 저으면서 뒤로 물러섰다. 그 얼굴은 고통으로 일그러져 있어다. 그는 몸을 휙 돌리더니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쥐었다. 우우우우우, 짐승처럼 울부짖었다. 절망과 혼란이 마구 뒤섞인 비명이었다. 듣는 사람의 마음을 마구 뒤흔드는 울림이었다. ... 유가와가 (경찰의) 앞을 가로막고 섰다. 그를 잡지마!. 울게라도 해주게.... ... 아니, 이게 왠 혼란인가? 하셨죠? 이 책의 마지막 장면입니다. 이시가미는 왜 그토록 처절하게 울부짖는 것이며 유가와는 어떤 이해로 그를 울게 놔두는 것일까요? 천재이지만 천재의 따분함을 홀로 즐기던 수학교사 이시가미가 사는 허름한 아파트, 그의 집 바로 옆으로 모녀가 이사를 옵니다. 그저 이웃으로 알고 지내고 그저 벽넘어로 들여오는 소리로 그들의 삶을 가늠할 .. 2010. 11. 17.
옛날에 내가 죽은 집 [히가시노 게이고] 흠, 옛날에 내가 죽은 집? 그럼 현재의 나는 뭐야? 현재의 나와 옛날의 나, 옛날의 나와 집, 현재의 나와 집...무슨 관계일까? 무척 복잡한 호기심으로 읽기 시작한 책 입니다. 작가인 '히가시노 게이고' 이 분, 국내에서도 꽤 유명하시더군요, 그런데 저는 이 분의 책은 "옛날에 내가 죽은 집"이 처음 입니다. 참 흥미롭고 치밀한 전개의 책입니다. 추리소설에 쉽게 등장하는 살인의 장면이나 뭐 등등의 공포스런 내용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공포에 휘말려 어쩔 수 없이 극을 풀어가는 역할을 담당하게 합니다. 더군다나 사건(?) 풀어낼 수 있는 시간을 단 하루만 허락하고 장소 또한 피할 곳도 없이 한 곳으로 한정지어 놨습니다. 읽다보면 점점 더 사건의 주인공으로 변해가는 자신을 보게 되실 것.. 2010. 11. 15.